미국 경기침체의 출발점인 주택시장이 올해 중반쯤 바닥을 치면서 미국 경제가 하반기에 안정을 찾아갈 것이라는 전망이다.
손 교수는 "`V자형`은 아니더라도 `접시형` 모양의 완만한 회복이 가능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특히 미래의 경제상황을 반영하는 경기선행지표인 주식시장의 경우 "지금쯤 바닥이라고 봐야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한국 주식시장에 대해서도 낙관했다. "미국 경제가 회복되면서 미국발 신용위기 이후 빠져나간 외국자금이 다시 돌아올 것"이라며 "지금이 좋은 (매수) 기회다"고 말했다.
◇美 주택시장 올중반 `바닥` 하반기 경기회복..금융시장은 내년쯤 `안정`
손 교수는 "지난 1월과 2월 주택판매가 늘어나는 등 주택시장이 바닥 신호를 보내고 있다"며 올해 중반 바닥론을 제시했다. 이어 "미국 고용의 8분의 1이 주택시장과 관련돼 있어 주택시장이 안정되면 경제도 하반기중 자연스레 회복될 것"이라고 말했다.
손 교수는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는 `바닥 뒤 바닥형(더블딥)` 경제성장 가능성에 대해 "별로 없다"고 일축했다. 또 미국에서는 1990년대 일본의 `잃어버린 10년`과 같은 사례는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디플레이션 상황임을 모르고 이자과 세금을 올린 일본 정부의 실기와는 달리 미국은 경기부양에 나서고 있다는 점을 가장 큰 차이점으로 들었다.
손 교수는 "이런 상황에서도 전체적으로 보면 잘돌아가는 지역이 많기 때문에 미국 경제가 깊은(deep) 경기후퇴에는 진입하지 않는 것"이라며 "예를 들어 네브라스카, 콜로라도 같은 지역은 농업 `붐`이 일고 있다"고 소개했다.
그는 미국 경제가 지난 1월 약한(mild) 경기후퇴에 진입했다고 판단했다.
손 교수는 달러 약세를 등에 업은 수출 호조와 정부의 세금환급도 하반기 경기회복 가능성을 높이는 주된 요인으로 꼽았다.
그는 "미국의 수출이 10억달러 늘면 2만개의 일자리가 창출된다"면서 "수출 호조가 경제회복에 큰 도움을 주고 있다"고 강조했다. 또 "내달초 실시되는 세금환급으로 하반기 국내총생산(GDP)이 1% 포인트 증가할 것"이라며 일각에서 제기되는 부정적인 전망과는 달리 상당한 효과를 발휘할 것이라고 긍정적으로 내다봤다. 그 이유로는 미국의 경기침체로 저소득층이 돈을 받으면 바로 쓸 수 밖에 없는 환경이라는 점을 들었다.
이밖에 중국 등 이머징마켓이 미국과 동조화현상(coupling)을 보이고 있는 금융시장과는 달리 경제적으로는 탈동조화(decoupling)하면서 양호한 성장을 유지하고 있는 것도 긍정적인 요소로 봤다. 이머징마켓의 경제성장이 미국 수출에 도움을 주고 있다는 얘기다.
◇美 주식시장 `지금쯤 바닥`.."경기후퇴 국면에 바닥친다"
손 교수는 미국의 주식시장에 대해서도 낙관론을 폈다.
그는 "미국의 하반기 경기회복을 감안할 때 경기선행지표인 주식시장은 지금쯤 바닥에 근접했다고 봐야한다"며 "과거 사례를 보면 경기후퇴 국면에서 바닥을 친 경우가 많았다"고 강조했다.
지난 1969년 이후 발생한 다섯차례의 경기후퇴 국면에서 2001년 닷컴 버블 때를 제외한 4차례 모두 경기회복 1~2분기 전에 주식시장이 바닥을 쳤다고 손 교수는 설명했다.
그는 "미국 주식시장이 지난 1분기 금융주 급락으로 8.5% 하락했으나 금융주를 제외하면 크게 내리지 않았다"며 "주택 관련 종목은 오히려 14% 상승했다"고 말했다.
손 교수는 특히 ▲금융주 등 주가 급락 ▲수출 호조 ▲자사주 매입 등 3가지 요인을 주식시장을 긍정적으로 바라보게 하는 요인이라고 강조했다.
◇연준, 베어스턴 구제방식 `잘못`.."도덕적해이 부추겼다"
손 교수는 연준의 베어스턴스에 대한 긴급 구제책과 관련, "단기적으론 시장안정에 도움이 됐지만 장기적으로는 잘못된 행동이다"고 비난했다.
그는 "이번 조치로 `어려운 일이 발생하면 정부가 도와주겠지`하는 `도적적 해이` 심리가 퍼지게 됐다"며 "장기적으로 누구는 도와주고, 누구는 안도와주고 하는 문제도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손 교수는 베어스턴스 매각방식에 대해서도 이의를 달았다. 그는 "국제 입찰을 실시했더라면 돈도 더 많이 받고, 도덕적 해이도 줄일 수 있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연준이 현행 연 2.25%인 연방기금 금리를 올해중 1.5%까지 인하할 것이라고 그는 예상했다.
◇美 금융개혁안 의회승인 어려울 것.."연준, 통화정책에만 매진해야"
손 교수는 연준에게 사실상 전권을 부여한 미국의 금융감독 개혁안에 대해서도 "과거에도 여러차례 개혁안이 나왔지만 복잡한 정치적 이유 때문에 무산돼 왔다"며 "이번에도 결국 의회승인을 받지 못할 것"이라고 부정적인 의견을 제시했다.
손 교수는 "한국의 중앙은행 처럼 연준도 본연의 임무인 통화정책에만 집중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번 개혁안대로라면 결국 금융감독도 잘 못하면서 통화정책도 소홀히하는 결과를 낳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국 주식시장 기회..한국은행 금리 내려야
손 교수는 "한국의 주식시장도 (매수할) 좋은 기회다"며 "미국 경제가 안정되면 (신용위기 이후 빠져나간) 외국 자금이 다시 돌아올 것"이라고 전망했다.
달러 대비 원화 환율과 관련해서는 "내년쯤에는 다시 800원대로 떨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손 교수는 "지난 몇달동안 한국 경제의 정치적 리스크는 올라갔다"고 판단했다.
총선에서 집권당인 한나라당의 과반수 확보가 아직 미지수라 정부가 법인세 감세 등 경제 정책을 밀고 나가지 못할 가능성이 있고, 북한 리스크도 증가했다는 진단이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통과 여부도 변수로 들었으나 신정부 출범 이후 한미, 한일간 관계 개선 가능성은 긍정적으로 바라봤다.
손 교수는 중앙은행인 한국은행의 금리인하도 주문했다.
그는 "한국은행이 인플레이션 압력을 걱정하고 있지만 우려할 정도는 아니다"며 "세계적인 금리인하 추세에 맞춰 나갈 필요성이 있다"고 강조했다.
식료품 가격 상승이 인플레이션 압력의 주된 요인이지만 향후 상품에 대한 투기적 거래가 줄어들면서 소비자물가지수(CPI)도 안정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올해 CPI는 2.7%를 기록한 뒤 내년에는 2.3%로 낮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한국은행이 금리인하에 나서지 않는다면 원화 환율이 떨어지면서(평가 절상) 중소기업이 상당히 어려울 수 있다"고 지적했다.
◇"대통령은 No1. 세일즈맨"..기회되면 민영화 투자은행 맡고 싶어
손 교수는 이명박 대통령의 취임 이후 첫 미국 방문과 관련, "대통령은 `넘버원` 세일즈맨이다"며 "한국이 그동안 PR 등을 잘못한 탓에 경제적 규모와는 달리 대접을 제대로 받지못해 온 상황을 해소해 줬으면 한다"고 바람을 나타냈다.
그는 "올들어 코스피(KOSPI)가 다우(DOW) 지수보다 더 떨어진 배경은 `한국이 과거보다 안전해졌지만 그래도 미국보다 안전하지 못하다`는 인식이 밑바닥에 깔려있기 때문이다"며 "그래서 세계적으로 위기상황이 발생할 때마다 한국에서 돈이 빠져 나가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손 교수는 한국에서 일할 기회가 주어진다면 어떤 기여를 해보고 싶으냐는 질문에 대해 "월가에 네트워크를 갖고 있어 국책은행의 민영화중 투자은행을 맡는다면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며 "금융부문에서도 삼성과 같은 회사를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