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기저효과로 9월 물가 내려…10월 1.5% 하회, 연중 최저점 예상”[물가폴]

이데일리, 전문가 9명 설문조사 결과
9월 물가상승률 전월비 0.4%·전년동월비 1.9%
국제유가·환율 안정적이나, 농산물가격 상승
"기저효과로 물가 내려…10월도 둔화, 연중 최저점"
  • 등록 2024-09-30 오전 6:00:00

    수정 2024-09-30 오전 6:00:00

[이데일리 하상렬 기자] 이번달 우리나라 소비자물가가 1년 전보다 1.9% 올랐을 것으로 예상됐다. 농산물가격 상승세로 전월비로는 오르겠지만, 지난해 물가상승률이 높았던 기저효과로 전년동월비 상승률은 둔화했을 것이란 분석이다. 전망대로라면 물가상승률은 3년 6개월 만에 2.0%를 밑돌게 된다. 전문가들은 앞으로 물가의 상방압력보다 하방압력이 높을 것으로 내다봤다.

기록적인 폭염으로 인해 채소 가격이 크게 오른 지난 24일 오전 서울 한 마트에 배추 한 망에 4만9800원이라는 가격표가 놓여 있다. (사진=연합뉴스)
9월 물가 2% 밑으로

29일 이데일리가 ‘9월 소비자물가동향’ 발표에 앞서 국내 증권사 9곳을 상대로 설문조사한 결과 지난달 물가상승률은 전년동월비 1.9%(중간값)로 집계됐다. 지난달(2.0%)보다 0.1%포인트 떨어진 수준으로 전망대로라면 2021년 3월(1.9%) 이후 3년 6개월 만에 최저치다.

물가는 한 달 전보다 0.4%(중간값) 상승했을 것으로 예상됐다. 국제유가와 원·달러 환율은 안정적이지만, 폭우·폭염과 추석 명절 수요로 인한 농산물 가격 상승세가 전월비 상승세를 이끌었을 것이란 분석이다. 또한 7~8월 시행됐던 전기세 할인이 종료된 것도 물가 상승 압력 요인으로 꼽혔다.

생산자물가와 수입물가가 한두달 정도 시차를 두고 소비자물가에 반영되기 때문에 9월엔 8월 국제유가와 환율 변동성을 고려해야 한다. 우리나라가 주로 수입하는 두바이유는 8월 배럴당 평균 77.60달러로 전월(83.83달러)보다 7.4% 내렸다. 원·달러 환율은 8월 평균 1354.15원으로 전월(1383.38원)보다 2.1% 하락했다.

반면 농산물가격은 급등했다. 8월 농산물은 배추(73.0%), 시금치(124.4%) 등 야채를 중심으로 7.0% 올랐다. 배추는 이달엔 93.9%나 올라 ‘금배추’라는 말도 나온다.

전월비 물가상승률은 올랐지만, 전년동월비론 기저효과로 둔화될 것으로 분석됐다. 지난해 9월 물가상승률이 3.7%로 8월(3.4%)보다 0.3%포인트 오르는 등 상승세를 보였기에 1년 전과 비교해 낮은 수준을 기록할 것이란 판단이다. 증권사 한 곳은 이달 물가상승률을 1.7%로 전망하기도 했다.

조용구 신영증권 연구위원은 “9월 생산자물가 상승률은 전년동월비 1.6%를 기록해 올 들어 처음으로 둔화됐고, 국제유가와 환율이 하락하며 수입물가 상승률은 전년동월비 1.8%로 크게 낮아졌다”면서도 “9월은 통상 날씨와 추석 명절, 여름철 한시적 전기료 누진세 완화 종료 등 계절적 영향으로 전월비 상승률이 높은 수준을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에 전월비 물가상승률은 상승폭을 확대했을 것으로 예상되나, 전년동월비로는 기저효과 영향으로 한국은행 목표(2.0%) 수준을 하회할 것”이라고 부연했다.

(그래픽= 김일환 기자)
10월 연중 최저점 찍는다

전문가들은 다음달 물가상승률이 연중 최저점을 찍을 것으로 내다봤다. 지난해 10월 물가상승률이 3.8%로 높았기에 기저효과 영향을 가장 크게 받을 것이란 분석이다. 이승훈 메리츠증권 연구위원은 “이 추세대로라면 4분기 물가상승률은 2%를 밑돌 가능성이 크다”며 “유의미한 물가압력이 관찰되지 않고 있는데, 지난해 기저효과까지 고려하면 10월에는 1.5%를 하회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향후 물가와 관련한 상방리스크는 거의 없다고 평가됐다. 공공요금 추가 인상 정도의 변수가 있지만, 현재로서는 내수 부진으로 인한 수요 둔화와 국제 에너지가격 하락세, 원화 강세 등 물가가 내려갈 요인이 더 많다는 얘기다.

한편 전문가들의 연간 물가상승률 전망치는 2.5%(중간값)로 지난달과 같았다. 이는 한은 전망치(2.5%)와 같은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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