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용 한은 총재는 지난달 11일 금통위 회의 후 “이제는 차선을 바꾸고 적절한 시기에 방향 전환을 준비할 상황”이라며 금리 인하가 임박했음을 예고했다. 그러나 치솟는 집값과 급증하는 가계빚이 발목을 잡았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8월 둘째 주 서울 아파트값은 전주 대비 0.32% 올라 주간 상승폭으로 5년 11개월 만에 최대를 기록했다. 집값이 오르자 ‘영끌’, ‘빚투’가 되살아나며 가계대출도 급증세를 보이고 있다.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달 5대 시중은행의 가계대출은 3년 3개월 만에 최대 증가폭(7조 2000억원)을 기록했다.
이런 상황을 더 이상 방치하면 안 된다. 지난달 물가가 소폭 올랐지만 여전히 4개월 연속 2%대를 유지 중이며 한은도 올해 연간으로 2.5% 선에서 안정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도 9월 기준금리 인하가 확실시되고 있다. 집값과 가계빚 우려가 크지만 이는 금융 당국의 미시적 대책으로 풀어야 할 문제다. 모든 조건이 100% 충족될 때까지 기다리면 늦다. 정책의 우선순위를 물가에서 경기 쪽으로 옮겨야 할 때다. 이달 초 미국발 경기침체 공포가 몰고 온 글로벌 증시 폭락 사태를 잊어서는 안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