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거래소, 정은보號 출항…시장감시 강화 기대

거래소 주총 열고 선임안 가결…15일 부산서 취임식
증선위원장·금감원장 등 금융정책·감독 전문성
공매도 전산 시스템 구축 및 밸류업 프로젝트 소통 기대
  • 등록 2024-02-15 오전 5:00:00

    수정 2024-02-15 오전 5:00:00

[이데일리 김인경 기자] 정은보 전 금융감독원장이 15일부터 한국거래소 제8대 이사장으로 업무를 시작한다. 정책과 감독 분야에서 두루 전문성을 갖춘 정 신임 이사장이 이끄는 거래소는 앞으로 불공정 거래 등 시장 감시 기능을 강화하는 한편 공매도 전산시스템 구축과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지원 등에 속도를 낼 전망이다.

한국거래소는 14일 오후 3시 주주총회를 열고 정 전 원장을 신임 이사장으로 선임하는 안건을 가결했다. 지난달 한국거래소 이사 후보추천위원회(추천위)는 정 전 원장을 신임 이사장 후보로 단수 추천했다. 거래소 후추위가 낸 이사장 공개모집 공고엔 7명의 후보자가 응했으며, 후보 중 정 이사장이 자본시장을 이끌 적임자로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시장에서는 ‘원칙주의자’로 불리는 정 이사장이 거래소의 시장 감시 기능을 강화에 힘을 쏟을 것으로 보고 있다. 거래소 본연의 기능을 충실히 이행하며 당면 과제를 풀어나갈 것이라는 해석이다.

현재 거래소는 불법 공매도 관련 전산 시스템 구축과 불공정 거래 대응책 등 여러 해결 과제를 안고 있다. 특히 실시간 감시 체계가 구축되지 않으면 6월까지로 예정된 한시적 공매도 전면 금지 조치가 장기화할 수도 있는 상황으로 거래소의 행보가 여느 때보다 중요하다.

또한 작년 차액결제거래(CFD)와 파두 사태 등이 연이어 터진 만큼, 주가 조작 등 불공정 거래에 대한 대응책을 내놓고 기술 특례 상장 등에 대한 시장 신뢰를 재건하는 방안도 마련도 필요하다.

당장 이달 금융당국이 내놓는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역시 정 이사장이 풀어야 할 과제 중 하나로 손꼽힌다. 코리아 디스카운트(한국 증시 저평가) 해소를 위한 프로그램 세부안이 이달 발표를 앞둔 만큼, 거래소도 당국과 소통을 서두를 것으로 보인다. 현재 거래소는 기업 가치 상승이 기대되는 종목들을 모은 ‘코리아 프리미엄지수(가칭)’를 개발하기 위한 작업을 준비 중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관료 출신으로 전문성이 장점이지만 그보다 더 큰 장점은 원칙을 지키면서 업계와 빠르게 소통을 한다는 점”이라며 “거래소 수장으로서 자본시장과 당국의 가교 역할을 해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정 이사장은 1961년생으로 대일고와 서울대 경영학과를 나왔다. 1984년 행정고시(28기)에 합격한 후 재정경제부 경제분석과장, 보험제도과장, 금융정책과장을 거쳐 기획재정부 국제금융정책관으로 지냈다.

금융위원회에서는 금융정책국장, 사무처장을 역임했으며 박근혜 정부 출범 당시 인수위원회에서도 활동했다. 이후 금융위 부위원장, 증권선물위원장을 맡았다. 특히 2021년엔 금융감독원장으로 임명돼 감독 당국을 이끌며 정책과 감독 분야에서 다양한 경험과 전문성을 쌓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정 이사장은 15일 거래소 부산 본사에서 취임식을 열고 공식 임기를 시작한다. 2020년 12월부터 3년 3개월간 거래소를 이끌었던 손병두 이사장의 임기는 만료된다. 손 이사장은 당분간 고문 역할로 정 신임 이사장을 지원할 예정이다.
한국거래소 이사장으로 선임된 정은보 전 금융감독원장.(사진= 이데일리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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