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업은 지금도 수년째 불황을 겪고 있다. 고물가와 고금리가 장기간 지속되는 가운데 인건비와 자재비가 급등하면서다. 경기 침체와 부동산 PF(프로젝트 파이낸싱) 부실화까지 겹치면서 사면초가 상황을 맞고 있다. 불황을 견디지 못해 문 닫은 종합건설사가 2021년 169곳에서 지난해에는 1~11월에만 366곳으로 늘었다. 여기에다 최근에는 시공 순위 16위인 태영건설이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에 들어가면서 건설 시장의 돈줄이 마르고 있다. 그 결과 건설업과 부동산업의 금융 관련 지표들도 나빠지고 있어 우려를 더욱 키우고 있다. 한국은행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현재 2금융권 건설 부동산업 대출의 연체율과 고정이하여신 비율이 1년 전보다 3배 수준으로 높아졌다.
정부와 금융당국은 건설업의 위기 상황을 모면하기 위해 단기 부양책을 동원할 생각은 버려야 한다. 윤석열 정부는 출범 초기 섣부른 부동산 규제 완화로 ‘영끌’(영혼까지 끌어 모은 대출로 집 사기)과 집값 폭등을 자초한 바 있다. 건설시장에는 저금리 시대에 기업들이 사업성을 제대로 따지지 않고 우후죽순처럼 사업을 벌인 결과 많은 거품이 형성됐다. 그 거품을 빼지 않고는 정상화하기 어렵다. 위기 타개를 위한 일시적 땜질은 부실을 키우고 더 많은 거품을 불러올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