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의혹’ 주변 5명째 사망…‘건폭’ 잡고 보니 ‘조폭’[사사건건]

이재명 지사 시절 비서실장 숨져…李 겨냥 유서 발견
건설현장 폭력에 실제 조폭도…경찰, ‘건폭과의 전쟁’
경찰, ‘마약 4종’ 유아인 자택 압수수색…소환 임박
  • 등록 2023-03-11 오전 9:00:00

    수정 2023-03-11 오전 9:00:00

[이데일리 김범준 기자] 이재명(59)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과거 경기도지사 시절 초대 비서실장을 지냈던 전모(64)씨가 숨진 채 발견돼 경찰이 수사에 나섰습니다. 이 대표의 각종 의혹과 관련된 인물 중 사망자는 이번이 다섯 번째입니다. 주변 인물들의 석연치 않은 사망 사건이 잇따르고 있는 가운데, 전씨의 유서에 직접 이 대표를 향한 메시지가 발견된 것으로 알려지면서 수사 진행에 대한 귀추가 주목되고 있습니다.

경찰은 오는 6월25일까지 200일간 ‘건설현장 갈취·폭력 등 조직적 불법행위 특별단속’을 벌이며 ‘건폭(건설현장 폭력행위)과의 전쟁’에 한창입니다. 수사 과정에서 일부 지역 폭력조직이 관여한 각종 협박과 폭력 등 불법 행위도 확인돼 충격을 줬습니다.

한편 마약류 상습 투약 혐의를 받는 배우 유아인(37·본명 엄홍식)씨는 곧 피의자 소환 조사를 받을 걸로 보입니다. 경찰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국과수)으로부터 유씨의 소변과 모발 등에서 4종류의 마약류 양성 반응이 나왔다는 정밀감정 결과를 확보, 유씨의 주거지 등을 압수수색했습니다.

이재명 지사 시절 비서실장 숨져…의혹 관련자 5번째 사망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사진=뉴스1)
11일 경찰에 따르면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경기지사 시절 비서실장을 지낸 전씨가 지난 9일 성남시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경찰은 현장에서 발견된 노트 6쪽 분량의 유서 등을 토대로 전씨가 극단적인 선택을 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전씨는 유서에서 이 대표의 이름을 직접 언급, “이제 정치를 내려놓으시라”, “더이상 희생은 없어야 한다”는 등의 내용을 남긴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사망한 전씨는 이 대표가 성남시장 당시 행정기획조정실장, 도지사 당시 초대 비서실장을 맡았습니다. 이후 경기주택도시공사(GH)에서 경영기획본부장과 사장 직무대행을 지낸 뒤 지난해 12월 말 퇴직했습니다. 전씨는 퇴직 전후로 이 대표가 연루된 ‘성남FC 불법 후원금 의혹’과 관련해 검찰 조사를 받기도 했습니다.

앞서 2021년 12월엔 경기 성남시 대장동 개발 비리 의혹과 관련해 뒷돈을 챙긴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됐던 유한기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개발사업본부장과, 대장동 개발 실무 책임을 맡았던 김문기 전 개발1처장이 연달아 극단적 선택을 했습니다. 지난해 1월에는 이 대표의 ‘변호사비 대납 의혹’을 제보한 시민단체 대표 이모씨가 서울의 한 모텔에서 숨진 채 발견됐고, 같은 해 7월에는 이 대표 배우자 김혜경씨의 ‘법인카드 유용 의혹’을 둘러싼 핵심 인물 배모씨의 40대 지인이 숨진 채 발견되기도 했습니다.

협박 일삼던 ‘건폭’에 진짜 조폭도…경찰, 2863명 단속

‘건폭’관련 집회 현장으로 고용부에 노동조합 신고만 한 채 건설현장 앞 집회 등 각종 민원을 제기해 건설사를 괴롭히는 방법으로 8100만원을 갈취했다. 충북청 강력범죄수사대는 충북지역 폭력조직 P파, S파 소속 조직원 2명 등 총 3명을 구속했다.(사진=경찰청)
경찰청 국가수사본부는 지난 9일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에서 브리핑을 열고 ‘건설현장 갈취·폭력 등 조직적 불법행위 특별단속’ 시행 결과 지난해 12월부터 3개월간 총 581건을 적발하고 2863명을 단속해 그중 29명을 구속했다고 밝혔습니다.

행위 유형별로는 전임비와 월례비 등 각종 명목의 금품갈취가 2153명(75.2%)으로 가장 많았습니다. 건설현장 출입 방해 및 작업 거부 등 업무방해 302명(10.5%), 소속 단체원 채용 및 장비사용 강요 284명(9.9%) 등이 뒤를 이었습니다. 소속 단체별로는 전체 단속 인원 중 약 77%가 양대 노총(민주노총·한국노총) 소속으로 파악됐습니다.

특히 과거 폭력조직에 몸담았거나 현재 폭력조직에 소속된 채, 형식적으로 노조에 가입한 후 건설현장의 각종 이권에 개입해 돈을 갈취하고 응하지 않으면 각종 폭력적 불법 행위를 저지른 사례도 확인됐습니다. 경찰은 건폭이 완전히 근절될 때까지 단속을 더욱 강화하고, 계좌추적 등을 통해 조직적인 지시와 공모가 있었는지에 대해 수사 역량을 집중할 계획입니다.

‘마약 혐의’ 유아인 자택 압수수색…“압수품 말 못해”

배우 유아인 (사진=이데일리DB)
서울경찰청 마약범죄수사대는 지난 7일 오전부터 오후 4시20분쯤까지 유아인씨의 서울 용산구 한남동 자택 등 2곳에서 압수수색 영장을 집행했습니다. 경찰은 이날 압수수색을 통해 추가 증거물 등을 확보했지만, 구체적인 압수 물품은 아직 밝히지 않았습니다. 경찰은 이르면 이달 중 증거 분석을 통해 조만간 유씨를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 조사할 예정입니다.

앞서 경찰은 유씨가 2021년 총 73회에 걸쳐 4400㎖가 넘는 프로포폴을 상습적으로 투약했다는 식품의약품안전처 조사 결과를 토대로 수사에 착수해 해당 병·의원 여러 곳을 압수수색하고 관계자 일부를 조사했습니다. 또 지난달 5일 미국에서 인천국제공항으로 귀국한 유씨의 소변과 모발을 채취해 국과수에 정밀감정을 의뢰했습니다.

국과수는 지난달 17일 유씨의 소변과 모발 등에서 대마·프로포폴·코카인·케타민 등 4종류의 마약류 양성 반응이 나왔다는 정밀감정 결과를 경찰에 통보했습니다. 경찰은 유씨에게 출국 금지 조치를 내리고 휴대전화 2대도 디지털 포렌식 조사를 하는 등 현재까지 불구속 수사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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