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서 즐기는 '잠봉뵈르 키트', 없어서 못 팔고 있죠"

문형길 SSG닷컴 상품개발팀 바이어 인터뷰
RMR 사업으로 샤퀴테리 맛집 '소금집' 발굴
매장 맛 그대로 가정서 즐기는 '잠봉뵈르 키트'
SSG 베이킹센터 활용해 '빵 노화' 문제 해결
"누구나 쉽고 편하게 '맛집' 만나도록 할 것"
  • 등록 2022-12-26 오전 6:22:00

    수정 2022-12-26 오전 6:22:00

[이데일리 김범준 기자] “꾸준히 선택받는 히트 식품은 특이함보단 ‘셰프의 한 방’이 있는 제품입니다. 최근 큰 히트를 치고 있는 ‘잠봉뵈르 키트’는 맛집 메뉴 품질 그대로 쉽고 편하게 만날 수 있도록 한 게 차별점이죠.”

25일 서울 강남구 SSG닷컴 본사에서 만난 문형길(사진·36) 상품개발팀 바이어(과장)는 출시 한 달 만에 자사 델리·베이커리 카테고리 인기 상품 1위에 오른 ‘잠봉뵈르 키트’ 개발 스토리를 풀며 이같이 강조했다.

25일 서울 강남구 SSG닷컴 본사에서 문형길 상품개발팀 바이어가 이데일리와 인터뷰를 하며 최근 히트를 치고 있는 ‘잠봉뵈르 키트’ 개발 스토리를 들려주고 있다. (사진=김범준 기자)
잠봉뵈르 키트는 SSG닷컴 SSG푸드마켓에서만 유일하게 매일 약 300개 한정 새벽배송으로 판매하는 상품이다. 프랑스 국민 빵인 바게트를 반으로 잘라 속에 ‘잠봉(Jambon·얇게 저민 햄)’과 ‘뵈르(Beurre·버터)’를 채워 넣은 샌드위치를 말한다. 국내 샤퀴테리(육가공품을 총칭하는 프랑스어) 맛집으로 인기몰이를 하고 있는 ‘소금집’과 협업해 선보였다.

문 과장은 지난 2020년 레스토랑 간편식(RMR) 협업 상품을 발굴하면서 처음 소금집의 문을 두드렸다. 당시 소금집은 외부와 협업할 여력이 없다며 고사했다. 그는 빠르게 커져 가는 국내 가공육 시장 성장세에 주목해 소금집에 꾸준히 구애를 펼쳤다. 마침내 소금집이 생산력 확대를 위해 올해 인천에 자체 공장을 준공하면서 SSG닷컴과 협업도 진행됐다.

문 과장은 가정과 캠핑장 등지에서 누구나 언제든 잠봉뵈르를 직접 쉽게 만들어 즐길 수 있는 밀키트 제품을 기획했다. 키트의 구성은 샌드위치 1개 분량의 잠봉, 버터, 바게트 빵으로 단순하다. 잠봉은 소금집이 국내산 돼지고기로 직접 생산하는 제품 그대로 공급받고, 버터는 소금집에서 실제 재료로 사용하는 프랑스 전통 제조 방식을 엄수한 AOP 인증 제품을 직접 들여 구매 원가를 낮췄다.

문제는 바게트 빵이었다. 소금집이 인근 업체에서 조달하는 바게트 빵 역시 생산력 한계로 수급량을 맞추기가 어려웠기 때문이다. 또 개발 단계에서 냉장 유통·보관해야 하는 버터와 함께 빵을 하나의 키트로 담으면, 제조부터 배송 완료까지 빨라도 10시간 이상 소요되며 빵의 노화로 수분이 빠져나가 푸석해지는 문제도 발생했다.

SSG푸드마켓에서 판매하는 ‘잠봉뵈르 키트’ 제품 연출컷. (사진=SSG닷컴)
문 과장은 “원래 갓 구워 낸 빵이 가장 맛있다”면서 “프랑스 파리 현지에서 바게트 빵 생지 구매처를 확보하고, SSG닷컴 온라인 자동화 물류센터 내 자체 빵공장인 ‘베이킹센터’를 활용해 한 번 구워 키트로 담았다”고 말했다.

개발 과정에서 소금집 대표 셰프가 SSG닷컴 베이킹센터에서 테스트를 하며 브랜드 정체성과 맞는 레시피(조리법)와 상품 스펙을 확정했다. ‘셰프가 만족하지 않으면 출시하지 않는다’는 SSG닷컴의 원칙 때문이다.

잠봉뵈르 키트 가격은 개당 7900원이다. 소금집 매장에서 판매하는 완제품(1만4000원)보다 거의 반값 수준이다. 맛집을 일부러 찾아가 줄 서서 먹는 수고를 덜고, 키트로 가정 등 언제 어디서나 간편하게 즐길 수 있도록 편의성은 높였다.

현재 SSG닷컴은 소금집에서 별도로 조달할 수 있는 잠봉의 물량 관계상 하루 약 300개씩울 서울·경기·인천 지역에 한해 판매하고 있다. 그럼에도 매일 같이 완판 행렬이 이어지면서 신제품이 단숨에 델리·베이커리 카테고리 인기 상품 1위에 오르는 이례적인 기록도 세웠다. 향후 잠봉과 바게트 빵 공급 물량을 늘리고 SSG닷컴 베이킹센터 가동 확장을 통해 전국 온라인 배송과 이마트 등 오프라인 매장으로도 판매를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문 과장은 “이미 스테디셀러에 오른 잠봉뵈르 키트 후속작으로 소금집의 관찰레·판체타 등 다양한 샤퀴테리를 활용한 이탈리아식 파스타 밀키트를 조만간 출시할 예정”이라며 “앞으로 누구나 쉽게 접하고 만들 수 있는 고객 친화적 메뉴를 지속 선보이며 ‘미쉐린 스타’를 받은 요리라고 해서 어려운 게 아니라는 점을 보여줄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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