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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운용업계 관계자들은 하반기 운용업계 상황에 대해 이같이 입을 모았다. 아직 가시화되고 있진 않지만, 일각에서는 상황이 악화되면 일부 부진한 부문에서 ‘펀드런’(대규모 펀드 환매 사태)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봤다.
유형별로 보면 증시에 움직이는 주식형 펀드는 조용하지만 이 외 부문에서 앓는 소리가 나오고 있다. 금리인상, 레고랜드 사태 등으로 인한 자금경색 영향권에 있는 상품들이다. MMF, 채권형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크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3분기까지도 MMF 순자산은 2.4% 감소한 143조7000억원을 기록했다. 금리 인상 등에 따른 고정이율 상품으로 자금이 이동한 영향이다.
이효섭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MMF가 대부분은 우량단기국채로 들고 있지만, 일부 기업어음(CP)을 들고 있는 경우 아직 100% 시가 평가가 아니라 늦게 반영되고 있고, 부실화 우려와 펀드런 가능성도 배제하긴 어렵다”며 “운용업 입장에서는 위험한 자산군 CP 비중을 낮추고 고객 출금 요청에 대응할 수 있도록 유동성 관리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대형 은행이나 보험, 증권 계열사의 힘을 빌릴 수 없는 중소형 운용사의 경우 돈이 돌지 않아 더욱 찬바람이 불고 있다. 특히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건설사 자금경색 관련 리스크로 인해 4분기 관련 악영향이 더욱 부각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대형사도 ETF, OCIO 등 굵직한 성장축 외 부문에서는 어려움을 겪고 있다. 금융업계 한 관계자는 “대형 운용사들은 ETF, 연기금이 받쳐줘서 그나마 유지하고 있는데 공제회, 중소형 기금들이 맡겼던 일임 위탁 운용 규모는 꽤 많이 줄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운용사들의 비상경영도 눈에 띄는데 인력 감축까진 아니더라도 판매관리비부터 해서 긴축하는 분위기”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