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신경정신의학회에서 대외협력홍보이사를 맡고 있는 홍나래 한림대성심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300여명의 사상자를 낸 이태원사고 이후 정부의 대응법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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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4년 성수대교 붕괴 사고 1995년 삼풍백화점 붕괴사고, 2003년 대구지하철 방화 사건 당시 수많은 이들이 가족이나 친구를 잃고 슬픔과 비통함에 빠졌다. 하지만 당시 빠른 사고수습과 흔적지우기에만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 피해자와 유족, 국민이 받은 정신적 충격은 개인이 알아서 해야할 문제로 치부됐다. 상황이 바뀌기 시작한 것은 2014년 세월호 침몰사고 이후부터다. ‘물리적 파괴는 빠른 회복이 가능하지만, 심리적 손상은 평생에 지장을 줄 수 있는 만큼 관련 시스템 구축이 필요하다’는 전문가들의 지적에 참사 한 달만에 경기-안산 통합재난심리지원단이 출범했고 현재 ‘안산온마음센터’로 8년째 운영되고 있다.
국가시스템도 달라졌다. 유족 및 사고 피해자에 대한 정신적 충격 치유를 위한 프로그램을 사고수습 대책과 함께 빠르게 내놨다. 다만 조금 더 개선해야 할 부분이 있다고 봤다. 미국은 총기사고 등과 같은 사건·사고가 발생하면 당사자의 위기상황 정도에 따라 맞춤형으로 위기극복을 지원하고 있다. 우리도 이와 같은 시스템이 가동되고 있는 지 점검해야 할 부분이라는 것이다.
윤석열 대통령은 10월 30일부터 11월 5일까지를 ‘이태원 참사’ 국가 애도기간으로 정했다. 국가 애도기간에는 모든 공공기관과 재외공관에서 조기를 게양하고 공무원 및 공공기관 직원은 애도를 표하는 리본을 패용해야 한다.
홍 교수는 “서로 다독이는 일정 시간이 필요한 건 맞다”면서도 “이후엔 가능한 한 빨리 일상으로 돌아가야 한다. 마음속으로 애도하더라도 일상을 어디까지나 미루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