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졸중으로 진료받은 환자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에 따르면 뇌졸중으로 진료받은 환자 수는 2015년 53만 8,443명에서 2021년 63만 9,491명으로 6년 사이 10만 명 이상 증가했다. 60세 이상이 79.8%로 가장 많았다.
걸어 다니는 시한폭탄이라고 불리는 ‘뇌혈관질환’은 얼마나 심각한 질환일까. 인제의대 일산백병원 신경외과 구해원 교수의 도움말로 뇌혈관질환의 위험성과 예방법을 알아본다.
◇ ‘두통·어지럼증·어눌한 말투·편마비’ 뇌혈관질환 전조증상
뇌혈관질환은 크게 2가지로 구분한다. 혈관이 터져서 생기는 ‘뇌출혈’과, 막혀서 생기는 ‘뇌경색’. 이를 합쳐 ‘뇌졸중’이라 통칭한다. 뇌졸중은 예후가 좋지 않다. 특히, 뇌혈관 벽 염증에 의한 균열로 비정상적으로 혈관이 부풀어 오르는 ‘뇌동맥류’에 의한 뇌출혈(지주막하 출혈) 발생 시, 후유증이 심하다. 30% 환자는 심각한 인지저하와 마비 등 신경학적 후유증이 남는다. 30%가량 환자는 정상으로 회복되지만, 30% 환자는 사망에 이른다.
뇌동맥류는 ‘파열성 뇌동맥류’와 ‘비파열성 뇌동맥류’로 나뉜다. 치료 방법은 거의 같다. 파열성 뇌동맥류는 출혈량에 따라 예후가 결정된다. 비파열성 뇌동맥류는 대부분 ‘코일색전술’로 치료한다. 코일색전술은 대퇴부 혈관에 접근해 혈관 내 수술을 말한다. 코일색전술의 성공률은 98~99%에 이른다. 합병증 발생률도 2~3%로 낮아 대부분의 비파열성 뇌동맥류 환자는 코일색전술을 시행한다. 간혹 코일색전술이 어려우면 개두술을 통한 ‘클립결찰술’을 시행한다.
뇌경색도 의식 장애, 편측 마비, 언어 장애 등 심각한 후유증을 남긴다. 그래서 뇌혈관 질환은 특히 ‘골든타임’이 중요하다. 후유증과 사망률을 최소화하기 위해선 최대한 빨리 혈종을 제거하고, 혈관을 뚫어주고, 머리 혈압(두개내압)을 정상으로 유지하는 등 응급처치가 필요하다.
문제는 전조증상이 없어, 대처하기 쉽지 않다는 것. 구해원 인제의대 일산백병원 신경외과 교수는 “뇌졸중의 경우 터지거나 막히기 전까지는 초기 증상이 미미해 알아차리기 어렵다”며 “평소 느껴보지 못한 심한 두통이나 감각 이상, 근력저하 및 어눌한 말투, 어지러움, 편마비 등의 증상이 생기면 골든타임이 적용될 만큼 위중한 상태이기 때문에 지체 없이 반드시 뇌혈관질환 전문의의 진료를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 뇌출혈 환자 중 70∼88% ‘고혈압 환자’, 혈압 120~130mmHg 유지 중요
대부분 뇌혈관 질환은 예고 없이 갑자기 나타난다. 뇌혈관 질환 예방을 위해선 주기적인 건강검진과 위험인자를 줄이는 것이 유일한 예방법이다. 평소 당뇨, 고혈압, 고지혈증과 같은 기저질환 관리가 그래서 중요하다. 혈압은 120~130mmHg 사이를, 공복혈당 100mg/dl 미만으로, 체지방도 정상 수치로 유지하는 것이 필요하다. 특히 뇌혈관에 영향을 줄 수 있는 흡연, 음주, 고칼로리 음식은 피하고 하루 30분 이상 운동이 도움이 된다.
구해원 교수는 “뇌혈관질환은 한번 발생하면 심각한 후유증을 유발하기 때문에 주기적인 검사와 기저질환 관리를 통해 예방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뇌혈관 검사의 추천 나이는 특별히 없지만, 기저질환이 있거나 뇌혈관질환의 가족력이 있는 경우 60세 이상에서 2~3년에 한 번씩 CT나 MRA 등 뇌혈관 검사를 받는 것을 권장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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