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역시나 채혈을 통해 갑상선 호르몬 검사를 시행했을 때, 자가 면역성 질환에 의한 갑상선기능항진증이 진단돼 내분비내과와 협진을 시행했고, 심장 초음파를 보았을 때 심방세동과 함께 동반된 심장 기능의 감소로 심부전 진단 하에 약물 요법을 병행했다.
환자는 1년 전, 갑상선 초음파를 시행했을 때, 아주 작은 물혹이 있으나 별문제 없다고 들어서 갑상선에 대해서는 크게 생각하지 않고 지냈다고 한다. 하지만 당시 피 검사 등은 시행한 적이 없고, 갑상선에 대해 초음파만 시행한 것이라 크기나 구조물을 본 것에 불과하다. 갑상선 호르몬은 인체 거의 모든 조직의 대사 과정에 막강한 영향력을 갖고 있으며, 특히 심장은 이에 매우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따라서 갑상선 기능의 이상이 심장순환계에 영향을 미쳐 마치 일차적인 심장질환과 유사한 임상 양상을 가질 수 있다.
나비 모양으로 생긴 갑상선은 목 앞부분에 위치해 있으며, 갑상선 호르몬을 통해 에너지 대사 및 신진대사를 조절한다. 다양한 원인으로 인해 갑상선 호르몬이 과다 분비되면 필요 이상의 에너지가 만들어져 신진대사를 촉진시키고, 남들보다 유난히 더위를 느끼거나 땀을 많이 흘리게 된다. 자율신경 기능이 흥분되어 심장박동수가 빨라지고 체중 감소, 불면, 가려움증, 설사 등 전신에 다양한 증상이 나타난다. 치료하지 않고 오래 둘 경우, 비가역적인 안구 돌출이나 심한 심부전이 발생할 수도 있다.
다행스럽게도 기능항진증 치료 후 정상 동율동으로 전환되는 경우가 60% 내외임이 밝혀졌는데, 환자 나이가 많거나 심방세동이 만성적으로 오래 지속되거나 기질적인 심질환이 있는 경우에는 전환율이 상대적으로 낮다. 이 경우, 정상 갑상선 기능이 유지된 상태에서 약제나 전기 충격을 이용한 동율동으로의 전환을 시도해 볼 수 있지만 조기에 발견해서 치료하는 것이 더 효과적이다.
아울러 갑상선기능항진증 환자들이 종종 노작성 호흡곤란과 같은 심부전 증상을 호소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는 심박출량이 증가했다고 하더라도 정상인처럼 말초혈관 저항의 감소가 일어나지 못해 심박출량이 효과적으로 증가하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렇기 때문에 심초음파상 심장 기능은 정상적이지만 환자가 기력이 없거나 지속적으로 호흡곤란을 호소하기도 한다. 혹은 드물게 심박출량이 감소되는 경우가 있는데, 이는 오랫동안 기능항진증이 지속되고 치료되지 않으면서 전형적인 심박출량 감소 심부전이 발생하는 경우다.
위 환자는 내분비내과와 함께 갑상선 기능항진증을 치료하고 심박동수를 줄이는 베타-아드레 날린-수용체 차단제인 propranolol 을 사용하면서 증상이 점차 좋아지게 된 케이스다.
환자가 오랫동안 폐경이라고 참고 병원을 방문하지 않았다면 갑상선기능항진증이 지속되면서 안구돌출이나 심한 심부전이 비가역적으로 되어 회복되지 않았을 수도 있었는데 다행인 케이스였다.
특별히 심장질환이 없는 경우, 원인 모를 호흡곤란이나 허탈감, 안정 시에도 맥박이 빠르거나 새롭게 심방세동이 생긴 경우, 원인이 불분명한 고지혈증, 호흡곤란과 함께 체중 감소가 있는 경우, 심한 변비가 설사 혹은 원인 모를 부종이 있는 경우에는 반드시 갑상선 기능 검사를 시행해야만 한다. 아울러 기저 심장질환이 있다면 설명되지 않는 호흡곤란이나 흉통의 악화, 심방세동이 새롭게 발생한 경우에도 갑상선 호르몬 선별 검사를 통해 교정 가능한 인자를 바로잡아 주는 것이 필요하다.
갑상선기능항진증을 먼저 치료할 경우 극적인 효과를 얻을 수 있어 이 질환의 감별진단은 순환기계질환이 의심되거나 확진된 환자를 진단하거나 추적 관찰하는 일상 진료에서 큰 임상적 중요성을 가지고 있다. 이처럼 심장은 각종 호르몬에 영향을 받는 장기로 두근거림과 호흡곤란 등이 발생하면 꼭 병원에서 원인에 대해 조사를 하여 가역적인 원인을 해결하는 것이 필요 하고, 아울러 교감, 부교감 신경의 활성화와 연관되는 호르몬의 균형을 위해 기본적으로 스트레스를 줄이고, 긍정적인 사고를 가지는 것이 심장 건강에 있어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