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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달 전인 6월 11일. 베이징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다시 발견됐다. 이어 12일에는 5명, 13일에는 36명이 추가되더니 금세 100명이 넘어섰다. 중국 정부는 수도 베이징에서 코로나19가 재확산 조짐을 보이자 비상이 걸렸다.
베이징시는 시진핑(習近平) 주석을 비롯한 공산당 지도부가 거주하고 있는데다 수도라는 상징성 때문에 그동안 국제 항공편을 모두 주변 도시로 돌려 착륙을 금지했고, 초·중·고등학교 개학일자도 최대한 늦추는 등 ‘철통 방역’을 해왔다.
중국 정부는 최대 정치행사인 양회를 성공적으로 개최한 이후 지난 6월 6일부터 코로나19 대응 수준으로 2급에서 3급으로 하향 조정하면서 방역을 일부 완화했던 상황이다. 대응 수위를낮추자 마자 일주일만에 대규모 감염이 발생한 것이다.
특히 이번 2차 감염사태는 유동인구가 많은 신파디(新發地) 도매시장이 연결고리라는 점에서 우한시를 연상케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우한에서는 지난해 말 화난(華南) 수산시장에서 코로나19 발병이 처음으로 보고된 후 시 전역으로 급속히 확산했다.
베이징은 불안감을 조성할 수 있다는 점에서 ‘봉쇄’라는 표현을 쓰진 않았지만 그에 준하는 조치를 취하며 빠르게 확진자를 찾아냈다. 무엇보다 확진자를 찾아내기 위해 대대적인 핵산검사를 실시했다.전세계적으로 주목받았던 한국의 ‘K방역’이 선례다.
베이징시는 신파디 시장 종업원은 물론 확진자가 나온 아파트 주변 단지 인원에 대해 모두 핵산검사를 받도록 했다. 이어 음식점 종사자, 택배기사, 택시기사 등 많은 사람과 접촉하는 직종 종사자에 대해 전수 검사를 하도록 했다. 핵산검사 ‘음성’ 판정을 받은 경우에만 베이징 밖으로 나갈 수 있게 했다. 이에 출장이나 여행 등을 위해 핵산검사를 받으려는 사람들로 병원 예약이 어려울 정도였다.
베이징은 지난 3일 0시까지 1041만4000명의 검체를 채취했다. 베이징 상주 인원이 2153만명인데, 두명 중 한명은 핵산 검사를 받은 셈이다. 베이징시는 당시 누적 확진자 331명 가운데 172명이 핵산 검사 과정 중 발견했다고 밝혔다.
이같은 노력에 힘입어 신규 확진자는 지난 6일 처음으로 ‘0명’을 기록했다. 이후 11일까지 6일 연속 확진자 0명을 기록 중이다.
베이징시 당국은 2차 발병 한달이 되는 11일 브리핑에서 “지난 한 달은 베이징 도시 전체가 전염병과 싸우는 한달이었다”며 “이번 평범하지 않은 방역의 과정은 베이징 역사책에 반드시 기록될 것”이라고 자평했다.
다만 이같은 통제 조치로 인한 부작용은 크다. 출장을 가려던 기업인들이 핵산검사를 기다리다 업무에 차질을 빚고, 많은 학원들이 강제로 문을 닫으면서 줄도산 위기에 처했다. 모든 건물에 들어갈 때 ‘건강코드’를 제시하게 하게 해 위험지역에 온 이들을 차별하거나 주민들 생활에 지장을 준다는 지적도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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