伊 체류 중인 마시모 자네티.."다시 만날 날 기다려"

자네티, 이탈리아서 '친필 편지' 보내
지휘자 정나라로 교체..무관중 생중계
  • 등록 2020-03-28 오전 6:30:00

    수정 2020-03-28 오전 6:30:00

[이데일리 윤종성 기자] 코로나19의 확산으로 현재 이탈리아에 거주중인 경기필하모닉의 상임지휘자 마시모 자네티가 4월 10일 예정인 ‘앤솔러지 시리즈Ⅲ’ 공연 불참을 결정했다.

마시모 자네티(사진=이데일리DB)
자네티는 무관중 생중계 공연으로라도 국내 무대에 올라 관객들과의 약속을 지키려 했지만, 최근 이탈리아의 급격한 코로나19 확산으로 결국 참여를 포기했다.

자네티는 “모두가 힘을 모아야 하는 시기고, 우리 모두가 다시 만날 날을 기다린다”는 내용의 친필 편지를 보냈다.

정나라 부지휘자가 자네티를 대신해 지휘봉을 잡고 무관중 생중계 무대에 오른다.

프로그램은 기존 프로코피예프 피아노 협주곡 2번, 드뷔시 ‘바다’에서 베토벤 에그몬트 서곡, 엘가 첼로 협주곡 ,브람스 교향곡 2번으로 변경됐다.

협연 예정이었던 김다솔 피아니스트는 독일에 거주 중이라 첼리스트 임희영으로 협연자가 변경됐다.

무관중 생중계인 만큼 인터미션 등 연주가 이루어지지 않는 시간에는 음악평론가 장일범의 해설이 곁들여질 예정이다.

라이브 스트리밍은 경기아트센터 공식유튜브 ‘꺅!티비’, 네이버TV 경기아트센터 ‘꺅티비’, 경기필 유튜브를 통해 중계한다.

한편, 티켓을 구매한 관객들에겐 환불 절차가 진행될 예정이다.

다음은 마시모 자네티의 친필 편지 전문.

한국의 국민들과 경기도의 동료 여러분, 저는 온 인류를 하나로 모은 이 어려운 시기에 여러분과 함께하고 있습니다.

우리들의 아름다운 나라 한국과 이탈리아는 코로나(Covid-19)라는 교활한 전염병의 예기치 못한 등장으로 투쟁을 하고 있습니다.

한국과 한국 국민들은 칭찬받을 만한 행동과 대처로 질병의 확산을 막는데 본보기가 되어 스스로를 증명했습니다.

이탈리아도 한국의 방식을 따르고자 노력했지만 전염병의 규모로 시스템 전체가 극도의 압박을 받자 이탈리아 정부는 극단적인 조치를 취하고 나라 전체를 봉쇄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이 어려운 시기에 우리는 할 수 있는 모든 방법으로 서로를 붙들어 주고 도와주면서 그 어느 때보다도 강해져야 합니다. 우리는 결코 예전과 같을 수는 없을 것입니다. 이번 일로부터 배울 점은 배우고, 삶 그리고 자연을 향한 더 나은 접근을 위해 우리는 변화해야 합니다.

한국은 1989년 4월 제가 처음 방문했을 때부터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저를 환영해 주었습니다. 음악을 통해 저는 제가 드릴 수 있는 모든 것을 여러분께 돌려드리기 위해 노력해왔습니다. 그리고 경제적인 분야만큼이나 문화예술 분야도 중요하다는 믿음 안에서 이 노력을 계속할 것입니다.

경기필하모닉의 멋진 단원들과 저는 이 엄청난 비극이 지나간 후, 최대한 빨리 여러분과 함께 할 것입니다. 그리고 또한 음악을 통해 우리 스스로를 지켜낼 것입니다.

Your Sincerely,

Massimo Zanetti

마시모 자네티의 편지(사진= 경기아트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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