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주만에 만나 35분만에 헤어진 한일 외교장관..입장차만 확인

강경화-고노, 中베이징서 회동
수출규제·강제징용 등 의견 교환
대화지속 필요성엔 공감..외교채널 유지키로
  • 등록 2019-08-22 오전 12:19:37

    수정 2019-08-22 오전 12:19:37

[베이징=이데일리 신정은 특파원] 한국과 일본의 외교장관이 중국 베이징에서 만났지만, 눈에 띄는 성과는 없었다. 서로의 입장이 여전히 다르다는 점을 확인하고 헤어졌다. 다만 외교 당국간 대화를 지속해야 한다는 데 뜻을 모으며 파국을 막기 위한 한발을 내딛었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과 고노 다로(河野太郞) 일본 외무상은 베이징 외곽 구베이수이전에서 21일 오후 2시께(현지시간) 양자 회담을 가졌다. 이달 초 태국 방콕에서 열린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에서 만난 이후 3주 만이다.

이번 한·일 외교장관의 만남은 한일군사정보협정(지소미아) 연장 여부를 결정해야 하는 시한(24일)과 일본의 백색국가(화이트리스트) 배제조치 시행일(28일)을 앞두고 이뤄져 관심이 높았다. 그러나 회담은 약 35분 만에 끝났다. 전날 열린 한·중, 중·일 양자 회담 때보다 짧은 시간에 종료될 만큼 한일 양국간 대화는 순조롭지 못했다.

강 장관은 굳은 표정으로 먼저 회담장을 나왔고, 고노 외무상이 모습을 드러냈지만 별다른 언급 없이 회담장을 떠났다.

외교부에 따르면 한일 양국은 일본 측 수출규제 조치, 강제징용 문제, 한반도 정세 등 상호 관심사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

강 장관은 일본 정부가 화이트리스트(백색국가)에서 우리나라를 제외하기로 각의 결정한 것에 대해 재차 깊은 유감을 표명하면서 상황의 엄중함을 지적하는 한편 지금이라도 해당 조치를 철회할 것을 강력히 촉구했다. 고노 외무상도 자국의 기존 입장을 되풀이했다.

또한 강 장관은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처리 문제에 대한 한국 정부의 엄중한 인식을 전달하고 일본 정부의 현명한 결정도 촉구했다.

지소미아 연장에 대해서는 고노 외무상이 먼저 언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논의는 기존의 입장을 설명하는 수준에서 끝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지속적인 대화의 필요성은 양국이 공감했다. 강 장관은 수출규제 문제 해결을 위해 양국 수출 규제 당국 간의 대화가 조속히 성사될 필요성을 강조했고, 고노 외무상도 자국 기자들과 만나 이런 시기야 말로 교류가 필요하다며 외교 당국간 대화채널 유지의 중요성 언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21일 오전 중국 베이징(北京) 구베이수이전(古北水鎭)에서 ‘제9차 한·중·일 외교장관 회의’가 열린 가운데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3국 회담을 마친 뒤 고노 다로(河野太郞) 일본 외무상과 한일 양자 회담을 위해 회담장으로 들어서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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