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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제너시스는 큐캐피탈, KB증권 등으로부터 총 1200억원의 자금을 조달했다. 큐캐피탈은 제너시스와 윤 회장이 보유한 제너시스비비큐(이하 BBQ) 지분 30%를 600억원에, BBQ 지분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제너시스 교환사채(EB)를 600억원에 사들였다. 만약 큐캐피탈파트너스가 제너시스의 EB를 보통주로 전환할 경우 BBQ 지분 50% 이상을 확보해 최대주주로 등극할 수 있다.
광폭 성장 BHC와 자본잠식 제너시스
앞서 지난 2013년 고든 조가 이끌었던 미국계 PEF운용사 TRG는 BBQ로부터 BHC를 인수한 바 있다. 이후 TRG는 블라인드 테스트, 설문조사 등을 통한 상품기획과 마케팅이 진행하고 ‘뿌링클’과 같은 히트 상품을 내놓았다. 또한 △불소식당 △그램그램 △창고43 △큰맘할매순대국 등 외식 사업체를 연달아 사들여 식재료 조달 단가를 낮췄다. 이에 따라 2013년 827억원 수준이던 회사 매출액은 지난해 2376억원으로 늘었고, 영업이익 또한 140억원에서 407원으로 증가했다.
반면 BBQ의 실적 개선세는 BHC만큼 극적이지 않았다. 같은 기간 BBQ의 매출액은 1752억원에서 2300억원으로, 영업이익은 35억원에서 182억원으로 늘었다. 무엇보다 모기업인 제너시스가 지난해 연결 기준 191억원 수준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하며 완전자본잠식 상태에 빠졌단 점이 문제다. BBQ의 우상향 하는 실적에도 제너시스가 큐캐피탈을 통해 외부 자금 투자유치에 나설 수밖에 없었던 이유다.
큐캐피탈, 오너 견제해 BBQ 복구 나선다
시장에서는 제너시스의 구원 투수로 나선 큐캐피탈이 기업 구조조정에 강점을 가진 만큼 제너시스가 충분히 반등할 수 있을 거라 보고 있다. 모기업인 제너시스는 해외 사업과 계열사 확장 등에 실패함에 따라 재무구조가 급격히 악화됐지만 주요 자회사라 할 수 있는 BBQ의 매출과 영업이익은 꾸준히 성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큐캐피탈이 PEF 운용사들의 발목을 잡는 식음료사업(B&F) 사업에 뛰어들었다는 점에 우려를 표하고 있다. 가성비(가격에 대비 상품의 성능이나 질) 위주의 소비 문화가 강해진 데다 비슷한 콘셉트를 가진 업체들의 난립해 경쟁이 과열되고 최저임금 이슈까지 겹쳐 B&F 업체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 탓이다.
다만 치킨 시장은 여타 B&F 사업과는 결이 다르다는 설명이다. 한 PEF 업계 관계자는 “매드포갈릭이나 아웃백스테이크하우스 등 외식 업체들은 물론 공차, 할리스 등 음료 프랜차이즈도 마땅한 원매자가 없어 엑시트가 미뤄지고 있는 반면 TRG는 BHC 매각에 성공했다”면서 “치킨에 대한 수요는 큰 변화가 없고 특히 매출과 가맹점 수에서 상위권을 차지하고 있기 때문에 BBQ를 다른 외식업체와 동일선상에서 비교하는 것은 무리”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