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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소속 보좌진협의회(민보협) 회장인 조혜진 보좌관(서영교 의원실)은 지난 26일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보좌진의 고충에 대해 이같이 답했다. 민주당 내부에는 보좌진을 해고하기 전 3개월 정도 시간을 주는 이른바 ‘해고 예고제’가 점차 자리를 잡는 분위기이긴 하지만 아직 아쉬운 부분이 많다는 게 조 회장의 설명이다.
13대 국회 때 출범한 민보협은 민주당 의원 소속 보좌진 전체가 가입대상이나 의무는 아니다. 민주당 보좌진 약 1200명 중 약 800명이 가입했다. 임금 및 단체협상을 하지 않기에 노동조합(노조)이라고 볼 수 없지만, 꾸준히 보좌진 처우개선 노력을 해왔다. 28대 회장인 조 회장은 역대 첫 여성 회장이라 더욱 관심을 받았다.
민보협은 이번 패스트트랙 충돌 과정에서 자유한국당과 달리 보좌진 동원령이 발동하지 않았다. 민주당 보좌진은 의원들 뒤에 섰고 충돌 전면에 나서지 않았다. 조 회장은 패스트트랙 처리 후 사석에서 만난 다른 당 원내대표에게 “이번에 민주당 보좌진이 몸을 사린 것 아니냐”는 뼈있는 농담도 들었다고 말했다.
올해로 보좌진으로 일한 지 17년차인 된 조 회장은 여야를 모두 경험했다. 야당 소속 보좌진일 때는 현 정부의 지적할 부분을 모두 찾아 거침없이 비판하는 것에 집중했다면, 여당 때는 지적할 부분을 찾되 비판의 적절한 수위 및 효과적 방법에 대해서는 신중하게 된다는 설명이다. 특히 야당 소속일 때는 정부가 자료제공을 거부하는 경우가 많아 부처와 실랑이를 벌이는 경우가 잦다.
조 회장은 “여당 보좌진이 여러 가지로 신경 쓸 부분이 많긴 하지만, 의원님과 방에 있는 보좌진이 힘을 합쳐 (정부의)달라지는 모습을 볼 수 있어 보람도 크다”며 “반면 도덕성과 관련된 부분을 많이 준비해야 하는 인사청문회는 여당일 때와 야당일 때 모두 힘들었다”고 말했다.
조 회장은 “모시는 의원이 수감될 경우 보좌진이 편할 것 같지만, 마음고생도 심하고 재판지원 등의 업무도 해야 한다. 다른 의원실로 이직도 사실상 어렵다”며 “반면 모시는 의원님 잘 나가면 정신없고 일도 훨씬 많긴 하지만 재밌고 보람있다”고 말했다.
임기를 1개월 남긴 조 회장은 올해로 두 번째로 실시한 민주당 보좌진 성평등 교육이 내년에도 이어지길 바랐다. 또 앞으로 당 정책 결정 과정에 보좌진 목소리가 더 많이 들어가길 기대했다. 그는 “경험 많은 보좌진의 의견이 당에 반영되면 당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며 “또 현재 당직자들만 비례대표가 부여되는데 보좌진에게도 기회가 있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