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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의류업계에 따르면 아웃도어 의류 브랜드 밀레는 지난 5월 중순께 2019년형 롱패딩 신상품 ‘베릴 벤치파카 Ⅱ’를 출시했고 선 판매 프로모션에 들어갔다. 지난해보다 롱패딩 선 판매 시기를 일주일가량 앞당겼다.
밀레는 이번 행사기간 자사 인기제품인 베릴 벤치파카를 40% 할인된 가격에 판매한다. 업계에서는 밀레가 지난해 롱패딩 판매 부진을 만회하기 위해 서둘러 선 판매에 나선 것으로 해석했다.
다른 브랜드들도 선 판매에 동참한다. 탑텐이 선판매에 들어갔으며 블랙야크도 이달 중 선 판매를 계획하고 있다. 2017년 롱패딩 신화를 썼던 디스커버리 익스페디션도 7월 출시를 예고했다.
선 판매는 통상 본 판매에 들어갔을 때보다 수요를 쉽게 예측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할인 행사도 병행돼 소비자 입장에서도 매력적이다.
지난해에도 ‘평창 롱패딩’으로 돌풍을 일으킨 신성통상부터 밀레, 코오롱스포츠, 블랙야크 등 아웃도어 브랜드와 프로스펙스 등 스포츠 브랜드까지 가세해 롱패딩 선 판매 경쟁을 펼친 바 있다.
실제로 밀레를 비롯한 여러 브랜드에서 일부 품목의 준비 수량이 완판 돼 재 주문에 들어갔다.
그러나 막상 본 게임에선 예상보다 포근한 겨울 날씨가 발목을 잡았다. 1년 전인 2017~2018년 겨울에 롱패딩을 장만한 소비자들이 워낙 많았던 데다, 뉴트로(New+Retro·옛것을 새롭게 즐기는 경향) 열풍이 불면서 과거 유행한 숏패딩이 반짝 인기를 끌며 롱패딩 수요가 일부 분산된 영향도 있었다.
문제는 브랜드들이 선 판매 흥행에 고무돼 일제히 전년 대비 롱패딩 생산량을 늘렸다는 점이다. 의류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아웃도어·스포츠 브랜드의 롱패딩 생산량은 200만장으로 전년 대비 50% 이상 증가했다.
선 판매 흥행으로 판매량 자체는 2017년 수준을 지켰으나, 생산량이 많아 업계 전체로 보면 약 100만장이 고스란히 재고로 남았다.
이에 의류업계 일각에선 올해 롱패딩 선판매가 시작되자 이를 두고 회의적인 시각이 나오고 있다.
한 의류업계 관계자는 “지난해에도 수요 예측에 실패하면서 재고를 떠안았는데, 아직 해결되지 않은 상태에서 선 판매에 나서는 것은 상당한 위험부담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 같은 문제점에 롱패딩 제조 브랜드들은 선 판매 진행과 별도로 생산량 조절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또 다른 의류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수요 예측에 실패한 만큼 올해는 성급하게 미리 대량 생산하지 않고 상황을 보면서 재주문하는 방식으로 생산량을 조절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면서 “또 롱패딩에만 의존하지 않고 다른 겨울 상품군에 대해서도 판매 비중을 확대할 전망”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