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e사람]“손흥민 덕에 ‘슈퍼콘’ EPL 광고 제의 받았죠”

기호진 빙그레 냉동BM팀 대리 인터뷰
“춤으로 손흥민 인간적 모습 부각 노력”
“성의 없는 광고” 우려 있었지만 흥행
유튜브 400만뷰 ‘대박광고’로 매출도↑
  • 등록 2019-06-19 오전 5:30:00

    수정 2019-06-19 오전 5:30:00

[이데일리 강신우 기자]“영국 프리미어리그(EPL) 경기에 ‘슈퍼콘’ 제품광고를 하면 어떻겠느냐는 광고제의가 왔다. 전 세계에 슈퍼콘을 알릴 기회였지만….”

빙그레 콘 아이스크림 ‘슈퍼콘’ 마케팅을 전담하는 기호진 빙그레 냉동BM(브랜드 매니저)팀 대리는 이렇게 말했다. 기 대리는 “슈퍼손~ 슈퍼콘~”이라는 중독성 강한 CM송(광고음악)과 특유의 춤을 선보인 TV CF를 기획, 손흥민(토트넘 홋스퍼) 선수를 춤추게 만든 주인공이다. 그는 손흥민 선수의 광팬이기도 하다.

기호진 빙그레 냉동BM팀 대리가 17일 서울 중구 빙그레 본사에서 이데일리와 인터뷰하고 있다. 그는 “슈퍼콘 매출이 늘어 언젠가 EPL에 광고할 날을 손꼽아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사진=빙그레)
슈퍼콘은 일명 ‘손세이셔널(손흥민+센세이셔널)’이라는 손흥민 효과를 톡톡히 봤다. 빙그레 공식 유튜브 채널에서 슈퍼콘 광고 영상 조회수는 400만을 찍었고 매출은 두 배가 뛰었다. EPL 경기에 배너광고 제의도 받았다. 그러나 슈퍼콘 연 매출의 수배가 넘는 광고료에 선뜻 제안을 받아들이긴 버거웠다.

기 대리는 “슈퍼콘 매출이 크게 늘어 언젠가 EPL에 광고할 날을 손꼽아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슈퍼콘 광고의 ‘대박예감’은 아무도 하지 못했다. 오히려 “너무 성의 없게 만든 것 아니냐”는 사내 우려 섞인 목소리가 많았다. 광고 초기에는 “축구선수인데 뜬금없이 ‘춤’을 춘다”거나 경기 일정으로 춤 연습이 부족한 탓에 “‘율동’ 수준 아니냐”는 비아냥거림도 있었다.

기 대리는 “이번 슈퍼콘 광고 모델은 ‘무조건 손흥민’이라고 강력하게 팀원들을 설득했고 광고 모델료에 대한 부담이 있었지만 결과적으로 비용 이상의 효과를 거두며 전혀 비용이 아깝지 않은 상황이 됐다”고 말했다. 빙그레는 애초 슈퍼콘 올해 매출액 목표를 150억원 수준으로 잡았지만 이미 50억원(5월 기준)을 훌쩍 넘겼다. 아이스크림 성수기인 7, 8월이 아닌 비수기 시즌에 이미 목표액의 3분의1을 달성한 셈이다.

기호진 대리가 개인 소장하고 있는 손흥민 선수의 사인이 들어간 축구 유니폼. 그는 손 선수의 사인복을 자신의 방 벽에 걸어두고 있다.(사진=빙그레)
기 대리는 “그라운드 위의 손흥민이라는 ‘뻔한 모습’은 싫었다”며 “손흥민 선수의 인간적인 면모를 최대한 드러내고 알리면 자연스럽게 달콤하고 부드러운 슈퍼콘 이미지를 구축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는 ‘노래’를 부르며 ‘춤’을 추는 손흥민으로 축구 팬뿐만 아니라 누구나 그의 매력에 흠뻑 빠져들 수 있는 광고를 기획하려고 했다. 기 대리의 마케팅적 판단은 적중했다. 슈퍼콘 하면 ‘손흥민’을 떠올리고 남녀노소 슈퍼콘 CM송을 부르고 춤을 추는 ‘슈퍼콘 신드롬’을 일으켰다.

삼고(三苦) 끝에 나온 광고. 전문 댄서와 함께 손흥민 선수가 훈련 틈틈이 춤 연습만 두어 달을 하고 촬영 시간만 반나절이 걸렸다. 손흥민 선수의 바쁜 스케줄로 춤 연습 시간이 부족했지만 그래서 오히려 더 잘됐다. 누구나 쉽게 따라할 수 있는 ‘손흥민표 춤’이 됐고 그 광고 하나로 슈퍼콘은 아이스크림콘계의 ‘슈퍼스타’가 됐다.

기 대리는 “손흥민 선수와 함께한 슈퍼콘 광고가 전파를 탄 후 제품 인지도가 올라가고 판매량, 매출도 늘고 있다”며 “하루 24만개 생산하는 공장은 24시간 풀가동 중이지만 재고가 없는 상태다. 손흥민 선수 팬으로서 더욱 손 선수에게 고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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