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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지섭 기자] 한국 바이오산업이 내우외환에 빠졌다. 바이오기업들이 안으로는 회계논란으로 위축된 가운데, 밖으로는 글로벌 바이오의약품 경쟁 격화로 수익성 악화일로를 걷는 상황이다.
15일 바이오업계에 따르면 미국 애브비는 최근 글로벌 1위 바이오의약품인 ‘휴미라’ 가격을 최대 80%까지 낮추겠다고 발표했다. 바이오의약품 선두주자가 바이오시밀러(바이오의약품 복제약) 업체들에게 선전포고를 한 셈이다.
셀트리온은 바이오의약품을 복제약으로 만드는 것 자체가 불가능하다고 여겨졌던 상식을 깨고, 2012년 세계 최초 항체 바이오시밀러 ‘램시마’를 출시하며 업계 주목을 받았다. 현재는 셀트리온과 함께 삼성바이오에피스(삼성바이오로직스 자회사) 등 국내 기업들이 글로벌 바이오시밀러 시장을 주도하는 상황이다.
이런 영향으로 삼성바이오로직스(207940)와 셀트리온(068270) 등은 최근 부진한 실적을 내놓았다.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올 3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보다 48.8%나 줄어든 105억원, 매출액도 20.7% 감소한 1011억원에 그쳤다. 셀트리온 역시 같은 기간 영업이익이 44.2% 줄어든 736억원, 매출액은 0.4% 감소한 2311억원에 머물렀다. 이들 업체는 공장 정비에 따른 가동률 하락 등을 원인으로 꼽았지만, 바이오시밀러 경쟁 과열로 제품 공급단가를 낮춘 이유가 컸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엄승인 한국제약바이오협회 상무는 “예측 불가능한 변화는 기업의 R&D 투자 의지를 꺾고 신약 출시를 지연시켜 기업 경쟁력뿐만 아니라 국가 경쟁력도 악화시킬 것”이라며 “바이오산업이 국가 성장동력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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