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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웨덴은 세계 최고의 ‘양성평등’ 국가 가운데 하나로 손꼽힌다. 지난해 세계경제포럼(WEF)이 발표한 성격차보고서에서도 스웨덴은 아이슬란드와 노르웨이, 핀란드, 르완다에 이어 다섯번째 국가에 이름을 올렸다.
불과 1960년대까지만해도 한국과 비슷하게 성 역할이 나뉘어져있었던 스웨덴이 이렇게 변화한 원동력은 무엇일까. 지난 2006년부터 2014년까지 제 32대 총리를 지낸 프레드리크 레인펠트 전 스웨덴 총리는 20일 이데일리TV와의 인터뷰에서 국가 경제성장을 위해 여성들의 노동시장 참여를 늘려야 한다는 점을 거듭 강조했다.
그는 지난 19일 서울 신라호텔에서 열린 ‘제 9회 이데일리 전략포럼(ESF)’ 기조연설을 위해 근 20년 만에 방한했다.
레인펠트 총리는 “스웨덴에서도 아이를 갖고 나면 여성은 전업주부, 남성은 커리어를 추구하는, 성(性) 역할 분리가 확실했던 적이 있었다”며 “스웨덴 역시도 이같은 인식을 바꾸기 위해 오랜 시간이 걸렸다”고 말했다.
그는 스웨덴에서 여성들의 노동시장 참여율이 높아질 수 있었던 배경으로 ‘보육기관 확대’와 ‘가사노동 지원’등을 꼽았다. 특히 보육기관은 비용 부담이 낮으면서도 아이를 믿고 맏길 수 있는 질 높은 수준의 운영이 중요하다.
일반적인 가사 노동에 대한 지원도 늘렸다. 여성의 경력관리를 위해 육아 외에 가사부담도 줄여야 한다고 판단한 것이다.
그는 “스웨덴 역시도 수치로 측정하면 남성보다 여성의 육아부담과 가사부담이 크다”며 “여성이 자발적으로 시간제 근로를 택해야만 하는 경우가 있다. 이를 막기 위해 빨래나 청소, 정원을 가꾸는 일 등의 가사노동에 대해서도 저렴한 비용으로 지원받을 수 있게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가사노동을 남성과 여성이 정말 동등하게 부담하든지, 아니면 비용을 지불하고 서비스 받게 해 주는 것이 미래를 위해서도 좋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국가 전반의 일자리 창출을 위해서는 공공부문 일자리를 확대한다거나 대기업에 집중하기보다는 신생기업을 키우는 데 주력해야 한다고 봤다.
레인펠트 전 총리는 “대기업은 새로운 경쟁사를 만났을 때 기업을 인수합병(M&A)하는 방식을 택하는 경우가 많다. 이 과정에서 수익성을 높이려면 결국 자동화와 디지털화를 통한 감원을 선택하게 된다”며 “국가 정책은 다양한 개별기업을 폭넓게 보고, 창업하고 새로운 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기회를 열어주는 방향으로 가야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스웨덴의 에릭슨이든 한국의 삼성이든 대기업은 다국적 기업일 수 밖에 없는데, 어떤 규칙을 기반으로 한 자유무역이 이뤄지도록 해주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레인펠트 전 총리와의 대담은 오는 7월4일 오후 5시30분 이데일리TV ‘이데일리 초대석’에서 방영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