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로7017' 개장 1년…보행천국·운전지옥

개장 이후 방문객 1000만명 돌파 눈앞
방문객 늘자 남대문시장 손님 20% 증가
서울시장 후보들 '국고 낭비' '도시 흉물' 지적
보행자중심 도로개편에 교통체증 문제 외면
  • 등록 2018-05-17 오전 5:00:00

    수정 2018-05-17 오전 5:00:00

지난해 5월 20일 ‘서울로 7017’ 개장당시 시민들로 붐비는 모습. 사진=이데일리DB
…[이데일리 김보경 기자] 서울로7017이 오는 20일 개장 1주년을 맞아 방문객 1000만명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 서울로는 박원순 시장의 대표적인 도시재생사업이지만 교통체증과 유지·관리비용 등에 대한 비판이 지금까지도 끊이지 않고 있다. 최근에는 지방선거를 앞두고 야당의 서울시장 후보로부터 ‘국고 낭비 사례’로 지목되기도 했다.

방문객 만족도 7점 만점에 5.49점 …남대문 손님도 늘어

서울시는 지난해 5월20일 개장한 서울로에 평일에는 평균 2만명, 주말에는 평균 3만명이 찾아, 1주년인 20일을 맞아 방문객 수가 1000만명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한다고 16일 밝혔다. 외국인도 약 200만명이 다녀갔다. 연령대는 20대와 30대가 각각 26.1%, 23.9%로 가장 많았다.

서울연구원 조사 결과 국내 방문객들의 서울로에 대한 만족도는 7점 만점에 5.49점이었다. 방문 목적은 주로 휴식·산책·조망이었으며, 10명 중 4명(재방문율 41.3%)이 서울로를 다시 찾는 것으로 조사됐다.

외국인 방문객의 만족도는 83.8%로 높았다. 다만 먹을거리(72.6%)나 화장실(67.9%) 만족도가 상대적으로 낮아 개선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시는 서울로 계획 당시 반대했던 남대문시장 상인들도 손님이 늘어 만족도가 높아졌다고 했다. 남대문상인회에 따르면 서울로 개장 이후 동절기를 지나 최근에는 시장 방문객이 20% 정도 증가했다.

남대문시장에서 파티·이벤트용품을 판매하는 오연근(60)씨는 “서울로가 생긴 후 남대문시장에 유동인구가 늘고 식당가나 식음료 판매 상점은 매출이 상승했다”며 “교통혼잡으로 초반에는 불편했지만 도보 이용이 편리해 오히려 더 긍정적인 효과가 생겼다”고 말했다.

만리동 인근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김기수(63)씨는 “서울로가 생기면서 매출이 약 10% 상승했다”며 “손기정체육공원 주변까지 서울로와 연계돼 환경정비나 상가형성 등 발전범위가 확대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하지만 상대적으로 접근성이 떨어진 서계동 봉제 공장과 염천교 수제화거리의 상황은 좋아지지 않았다. 상인들은 손님이 줄어들고 제품 운반 시간과 비용이 더 들어간다. 서울시는 상생협력 사업을 꾸준히 지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시는 숙명여대 등 인근 대학과 산·관·학 협력으로 독자 브랜드 ‘이음(eeum)을 개발하고 협동조합 설립을 지원했다. 숙명여대 학생들이 디자인하고 서계동 염천교 장인들이 제작하는 방식이다. 판로 확보를 위해 작년 서울로에서 판매행사를 2회 개최했고, 올해는 규모늘 더욱 키워 상·하반기 상설매장을 운영한다.

보행자중심 재편에 차로감소 교통혼잡 ‘심각’

운전자들에게 서울로 인근은 회피하고 싶은 지역이다. 개장 전부터 우려됐던 교통혼잡은 결과로 이어졌다. 서울로는 지난해 5월 개통 이후 서울 시내 곳곳의 교통정체를 심화시켰다는 비판이 나온다. 서울시는 서울로와 연결되는 퇴계로 차로 1~2개를 없애고 보도 폭을 넓히는 보행자 중심 도로공간재편 사업을 이달 초 완료했다.

차로 감소로 인해 퇴계로에서 서울역으로 진입하는 구간은 정체가 계속되고 있으며, 이 구간 정체로 우회하려는 차량이 을지로, 서소문로 등 인근 도로에 몰리면서 주변도로의 혼잡도도 크게 증가했다.

서울시는 ‘걷기 좋고 대중교통을 이용하기 좋은 도시’를 만들겠다는 목표 아래 차로 다이어트를 진행하고 있으며 승용차들의 불편함은 감수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우회로 안내, 버스 등 대중교통 노선 개편, 신호시스템 개편 등 조치를 취하면서 서울로 인근의 교통 체계가 잡혀가고 있다”며 “보행자 중심이다보니 상대적으로 운전자들은 불편하겠지만 시민의식이 필요한 부문”이라고 말했다.

유지관리비만 한해 43억 …국고 낭비 사례 지적도

서울로에 들어간 공사비용과 연간 운영비 역시 아직까지 논란이 되고 있다. 서울로 공사비는 당초 380억원에서 사업계획 변경을 거치면서 597억원까지 증액됐다.이후로 매년 43억원의 운영비가 들어간다.

안철수 바른미래당 서울시장 후보는 지난달 24일 서울로를 찾아 국고를 심하게 낭비한 사례라고 비판했다. 안 후보는 “(서울로 7017의)연간 운영비가 43억2500만원이라는데 지하철의 연간 청소비 예산인 44억원과 비슷하다”며 “지하철은 매일 800만명씩 연간 30억명이 이용하는데 이곳은 추정하건대 연간 1000만명 정도”라고 지적했다.

운영비 외에 하자보수에 들어가는 비용도 문제다. 국정감사 때 공개된 서울로 개장 이후 하자보수 내역에 따르면 급수배관 누수, 계단조명 전선 노출, 퇴계로 난간 와이어 탈락, 미세균열 등을 해결하기 위해 각종 비용이 발생하고 있다.

김문수 자유한국당 후보는 지난 15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박 시장의 도시재생사업을 비판하며 “흉물이 된 서울역 고가도로를 시원하게 철거하겠다. 일본의 번화가인 롯폰기를 능가하는 곳으로 개발해내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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