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남동은 ‘한남더힐’과 ‘유엔 빌리지’ 등 시세가 수십억원에 달하는 고급주택 밀집지역으로 기업인 등 최고 부유층이 거주하는 곳으로 유명하다. 2000년대 들어 최고급 인테리어와 주거서비스, 조망권으로 무장한 초고층 주상복합아파트의 인기에 밀려 한동안 부유층 사이에서 단독주택은 외면받기도 했다. 하지만 풍수를 중요시하는 부유층은 여전히 고급 단독주택의 가장 큰 수요층이다. 현대 창업주인 고 정주영 명예회장이 말년에 잠시 살던 서울 종로구 가회동 단독주택은 풍수가 좋은 명당이라고 알려져 한보그룹 회장을 지낸 정태수씨가 재기를 위해 2003년부터 2년 정도 세 들어 사는 등 당대 거부들이 거쳐간 것으로 유명하다.
한남동과 가회동 등이 전통적인 부유층 단독주택 인기지역이라면 최근 수도권에 선보이는 타운하우스 형태의 단지형 단독주택은 전용 85㎡ 이하 중소형 면적과 3억~10억원 수준의 가격으로 도심을 벗어나 여유로운 삶을 추구하는 30~40대 젊은층을 주 타겟층으로 삼고 있다. 올해 초 GS건설이 경기도 김포한강신도시에 분양한 블록형 단독주택 ‘자이더빌리지’의 공급면적 113㎡(전용면적 84㎡) 분양가는 4억~5억원대로 아파트와 경쟁할 만한 수준이다. 이 단지는 청약경쟁률이 평균 33대 1에 달했고 계약 나흘만에 완판(100% 계약)됐다. GS건설 관계자는 “계약자 중 30~40대가 67%를 차지한다”며 “아파트의 보안과 커뮤니티시설 등을 갖추면서도 단독주택의 특징인 개별 정원이나 테라스 등이 들어선다는 게 매력으로 작용한 것 같다”고 말했다.
택지지구에서 새로 집을 짓고 거주할 수 있는 단독주택 용지도 없어서 못 팔 정도로 인기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올해 파주 운정지구와 화성 동탄2신도시 등에서 공급한 단독주택 용지는 1순위에서 수십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하며 완판(100% 계약)됐다.
단독주택을 찾는 수요가 늘면서 거래도 올 들어 부쩍 늘고 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올해 6월 전국에서 거래된 단독주택은 1만5795(동호수 기준)건으로 지난해 같은 달(1만3538건)보다 16.67% 늘었다.
문재능 지오랜드컨설팅 대표는 “도심 인근에 공급되는 단독주택은 여유롭고 자연 친화적인 주거를 누리면서 도심에 형성돼 있는 교육·쇼핑·문화 인프라를 언제든지 누릴 수 있어 삶의 질을 중시하는 최근 트렌드에 부합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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