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줄이 車보험료 인하…손보사 가격경쟁 불붙었다(종합)

메리츠화재·한화손보 이어
동부화재 내달 1% 내리기로
손해율 개선, 정부 압박에…
현대해상·KB손보도 인하 검토
AXA 등 중소형사도 가세
  • 등록 2017-07-18 오전 6:00:00

    수정 2017-07-18 오전 6:00:00

[이데일리 김경은 기자] 상반기(1∼6월) 자동차보험의 손해율 개선과 정부의 자동차보험 인하 압박이 이어지면서 손해보험사의 차보험료 인하가 잇따르고 있다. 그동안 가격 인하에 신중한 태도를 보이던 대형 손해보험사도 인하 대열에 동참하고 있다.

대형사로 확산…가격 경쟁 촉발

동부화재는 다음 달 16일 책임개시 계약부터 자가용 차량에 대한 보험료를 1.0%(개인용 0.8%, 업무용 1.3%)인하한다고 밝혔다. 동부화재의 보험료 인하는 올 들어 메리츠화재(0.7%)와 한화손해보험(1.6%), 더케이손해보험(2.1%)의 가격 인하 결정에 이어 네 번째다.

동부화재 관계자는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개선돼 자동차보험 가입 고객에게 혜택을 제공하기 위해 보험료를 인하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동부화재의 5월 누계기준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77.5%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6%포인트 개선됐다. 손해율은 자동차보험 고객에게 받은 보험료 대비 지급한 보험금 비율을 일컫는데 일반적으로 78% 내외를 적정 손해율로 본다.

차 보험료는 2015년 말 보험료 자율화 정책 이후 보험사들이 적자를 이유로 꾸준히 인상했으나 삼성화재가 지난해 말 2.3% 인하하면서 가격 인하 경쟁을 촉발했다. 손해율 개선과 정부의 차 보험료 인하 압박이 더해지면서 보험료 인하에 소극적이었던 보험사들이 동참하면서 가격경쟁에 들어간 셈이다.

점유율 상위 6개사 중 아직 보험료를 내리지 않은 현대해상과 KB손해보험도 보험료 인하를 검토하고 있다.

현대해상 관계자는 “5월 누적 손해율이 77.7%까지 떨어져 인하 여력이 생기면서 보험료 인하를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KB손보도 “세부 인하 폭을 논의하고 있다”고 말해 조만간 인하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화재 역시 손해율이 5월 누적 기준 75.9%로 전년 대비 4.0%포인트 하락하면서 인하 여력이 생겨 올해 추가 인하를 검토하고 있다. 대형사들이 줄줄이 보험료 인하를 검토하면서 중소형사들도 가세하는 형국이다. 더케이손보에 이어 악사(AXA)손해보험이 개인용 차량에 대한 가격 인하를 검토 중이다. 책임개시 계약 시점을 조율 중이다.

정부 압박에 손든 손보사

손보사들이 보험료 인하의 배경으로 내세운 이유는 ‘손해율 개선’이다. 손해율 개선은 이미 지난해 하반기부터 시작했다. 외제차량 렌트비 현실화, 경미 손상 수리비 지급기준 신설 등 제도개선 효과가 반영되면서부터다.

올 1분기(1∼3월)중 11개 손해보험사 중 6개사의 손해율이 적정손해율을 밑돌 정도로 개선됐다. 올겨울 폭설, 혹한 등이 예년에 비해 적어 사고율이 떨어지고 차보험 제도 변화 등으로 만성적자를 내던 차보험에서 손보사들은 지난 1분기 905억원 흑자를 냈다.

손해율이 좋아졌음에도 손보사들은 보험료 인하에 난색을 보였다. 지금은 개선추세지만 집중호우나 폭설, 태풍 피해 등 천재지변에 따른 계절적 요인과 언제 어디서 일어날지 모르는 대규모 사고 발생 등으로 손해율이 언제 치솟을지 모른다는 이유에서다.

실제로 보험사의 주장대로 장마철과 여름 휴가철에 자동차 관련 사고가 자주 발생한다. 이달 들어 장마와 집중 폭우로 자동차 침수 피해가 속출해 비상이 걸렸다.

그럼에도 보험료 인하 카드를 꺼내 든 것은 정부의 압박이 크게 작용했기 때문으로 관측된다. 공식적으로 새 정부가 보험료 체계에 문제를 제기하자 업계는 인하압박에 부담을 느끼고 있다.

국정기획자문위원회가 지난 6월 사실상 보험료 자율화 폐지를 선언한 데 이어 차보험에 대한 공정거래위원회의 담합 조사도 이어질 전망이다. 정부는 보험사들이 담합해 차보험 인수를 까다롭게 하면서 공동인수 계약으로 전환을 유도했다고 본다. 금융감독원도 자동차보험 손해율의 적정성 여부를 놓고 감리를 시작하자 보험료 인하에 속도를 내고 있다.

손보업계 관계자는 “요즈음 차보험 인하가 화두로 떠오른데다 손해율 개선으로 인하 여력이 생기면서 보험사들이 요율 조정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침수, 태풍 피해에 휴가철이 겹치는 7~9월 이후 손해율에 따라 보험사들이 인상에 나설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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