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님께 알려주세요, '마늘주사에 마늘 안 들어가요'

마늘주사 주성분 시중 비타민B 영양제 동일
백옥주사 백화증·체모탈색 부작용 보고
  • 등록 2017-01-29 오전 5:00:00

    수정 2017-01-29 오전 5:00:00

[이데일리 강경훈 기자]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 이후 처음 맞는 명절이라 정치판 얘기가 대화에서 빠질 수 없는 상황이다. 부모님들께 그간의 스토리를 간략하게 요약하기는 쉽지 않겠지만 한가지 명확하게 설명할 수 있는 게 있다. ‘박근혜 대통령이 맞았다는 마늘주사에는 마늘이 들어가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런데, 태반주사에는 태반이 들어간다. 국정농단 사태에 등장한 주사제에 대해 설명한다.

먼저, 마늘주사에는 마늘이 들어가지 않는다. 마늘 추출물이나 성분도 쓰지 않는다. 그래서 마늘주사로 마늘의 면역력 강화효과를 기대하면 안 된다. 마늘주사의 주성분은 비타민 B1인 푸르설티아민이다. 이 물질은 피로물질인 젖산의 생성을 막고 신경과 조직, 근육의 기능을 유지하는 역할을 한다. 그래서 푸르설티아민을 보충하면 피로가 쌓여 생기는 눈뻐근, 어깨뭉침 등의 증상을 개선할 수 있다. 푸르설티아민은 제조 과정에서 유황성분이 들어가는데, 이를 정맥주사로 맞으면 마늘냄새가 난다. 그래서 ‘마늘주사’라고 불리는 것이다. 비타민B1은 꼭 마늘주사로 보충할 수 있는 게 아니다. 약국에서 쉽게 살 수 있는 아로나민, 비맥스, 임팩타민, 메가트루 같은 약들이 모두 비타민B를 강화한 약들이다.

피부를 백옥 같이 만들어 준다는 백옥주사는 글루타치온이 주 성분이다. 글루타치온은 세포가 외부 자극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합성하는 물질인데, 멜라닌 색소를 만드는 성분의 활성을 억제해 피부 톤을 개선해 준다고 홍보한다. 하지만 이 약은 원래 시스플라틴이라는 항암제의 부작용인 신경성 질환을 줄이기 위해 쓰는 약인데, 잘못하면 피부가 백옥같이 하얘지다 못해 너무 하얘져 백화현상이 생기거나 체모가 탈색된다는 부작용 보고사례도 있다.

간에서 노폐물을 제거해 피로회복에 도움이 된다는 감초주사는 감초의 ‘글리시리진’ 성분으로 만든다. 이 주사는 두드러기, 습진 같은 피부질화이나 만성 간질환자의 간기능 개선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자주 쓰면 고혈압이 생길 수 있다.

엽기적으로 보일 수 있지만 태반주사는 태반으로 만든다. 태반은 한방에서 ‘자하거’라는 재료로 썼다. 일부 클리닉에서 태반주사가 피로회복, 피부재생 등에 효과적이라고 홍보하지만 식약처에서 인정한 태반주사의 효능은 간기능 개선과 갱년기 증상 완화이다. 태반주사는 떨어진 간기능을 회복시키는 데에는 도움이 될 수는 있겠으나 간기능이 멀쩡한 사람이 쓰면 두드러기나 메스꺼움 같은 부작용이 생길 수 있다.

국정농단 사태 이후 일부 개원가에서 ‘길라임 주사’ ‘박근혜 주사’ 등으로 근거가 명확하지도 않은 각종 미용주사치료를 마케팅 도구로 활용하면서 오남용이 우려되고 있다. 한국보건의료연구원은 지난해부터 다양한 정맥주사요법에 대한 효과와 안전성에 대한 분석을 진행 중이다. 관련된 학회도 정맥주사요법에 대한 진료지침을 만드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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