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궁경부암 백신은 가다실(MSD), 서바릭스(GSK) 등 두 가지가 있습니다. 가다실은 4종류의 인유두종 바이러스(HPV)를, 서바릭스는 2종류의 HPV를 막아줍니다. 비용은 가다실이 회당 2~3만원 정보 비싸 접종 완료까지 따지면 6~10만원 정도 비쌌습니다. 비싼데도 불구하고 시장 점유율은 가다실이 7대3, 혹은 8대 2 정도로 월등히 높았습니다. 이왕 돈 들이는 거 그 정도는 감수하자, 예방하는 바이러스 종류가 많은 것을 선택하자는 생각들 때문이었는지 모르겠습니다.
자궁경부암은 발암 원인이 확실합니다. 자궁경부암 환자의 99.7% 이상에서 HPV가 검출됩니다. 200여 가지 HPV 중에 암을 일으키는 것으로 지목받는 녀석들이 HPV 16, 18형입니다. 이 두 녀석이 차지하는 비율이 약 70% 정도 됩니다. HPV 16, 18은 자궁경부암 외에도 질암, 외음부암, 항문암, 두경부암 등을 일으키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가다실과 서바릭스 모두 HPV 16, 18형을 타겟으로 만들어졌습니다. 여기에 더해 가다실은 HPV 6, 11형도 추가로 차단해 줍니다. 이 녀석들은 자궁경부암을 비롯해 곤지름이라고 알려진 생식기 사마귀 발생 위험을 높입니다. 그래서 호주에서는 남자들에게도 가다실이 국가필수접종으로 지정됐습니다. 걸리지 말고, 옮기지도 말라는 의미겠지요.
이 둘의 효과를 직접 비교한 연구는 아직 없습니다. HPV는 감염 후 자궁경부암으로 커질 때까지 길게는 20년 이상 걸리기 때문에 직접적인 두 백신의 비교연구가 그만큼 어렵다는 얘기입니다. 따라서, 자궁경부암만 확실하게 막겠다고 생각하면 서바릭스를, 자궁경부암 뿐 아니라 생식기 사마귀까지 막겠다면 가다실을 접종하면 됩니다.
자궁경부암 백신이라고 다른 수많은 백신과 전혀 다른 제조과정으로 만드는 것이 아닙니다. 백신은 병을 일으키는 바이러스를 무력화시킨 후 몸에 주입해 나중에 실제 독성 바이러스가 침투했을 때 우리 몸의 면역력이 이를 기억해 물리치게 하는 원리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처음 백신을 맞을 때에는 사람에 따라 크고 작은 이상반응이 생길 수 있습니다. 고열, 근육통이 가장 흔히 알려진 백신 부작용입니다. 이런 부작용은 어느 백신이나 마찬가지이지 자궁경부암 백신만 이런 부작용이 생기는 것은 아닙니다. 아무리 국가가 제 역할을 못한다고 손가락질을 받긴 하지만 안전성도 확인 안 된 백신을 의무적으로 접종시킬 만큼 강심장은 아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