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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는 현대차그룹이 ‘한전부지 개발구상 및 사전협상 제안서’를 보완·제출함에 따라 본격적 사전협상에 들어간다고 23일 밝혔다. 서울시 도시재생본부장과 현대차그룹 신사옥추진사업단장은 이날 서울시청에서 만나 사전협상을 조율한다. 현대차그룹은 올해 1월 30일 첫 제안서를 제출한 뒤 검토와 보완 등을 거쳐 이달 11일 최종 제안서를 제출했다.
제안서에 따르면 현대차그룹은 한전 부지에 지상 115층(높이 571m·용적률 799%)짜리 사옥을 짓겠다는 당초 계획을 유지했다. 이는 현재 국내 초고층인 잠실 롯데월드타워를 16m 웃도는 국내 최고층 규모다.
세부적으로는 △통합사옥 △전시·컨벤션센터 △공연장 △숙박시설 △판매시설 △업무시설 △전망대 등을 조성하기로 했다. 현대차그룹은 신사옥 건설을 통해 총 262조 6000억원의 생산 유발과 132만 4000명의 고용 창출 효과가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시는 현대차그룹이 제출한 계획안을 강남구 등 유관 부서와의 자문 등을 거쳐 추가 검토할 방침이다.
시는 아울러 올 10월까지 현대차그룹과 한전 부지 개발 계획에 대한 사전 협상을 끝내고 본격적인 부지 감정평가에 착수할 계획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부지 용도지역 변경과 현대차그룹이 제시한 115층 사옥 건축안 등의 개발 계획을 결정하고 한전 부지의 실제 가치를 다시 따져볼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옛 한전 부지는 96%가 3종 일반주거지역, 4%가 일반상업지역으로 이뤄졌다. 이곳은 최근 1년 동안 평가 주체에 따라 1조원 넘게 가격이 요동쳤다. 이곳의 지난해 개별 공시지가는 약 1조 5456억원(1㎡당 1948만원). 그러나 한국전력공사가 같은 해 8월 실시한 감정평가 금액은 3조 3346억원으로 가격이 2배 넘게 치솟았다. 서울시 개발 계획대로 부지 용도가 주거에서 상업지역으로 바뀔 것으로 보고 가치 상승분을 미리 반영한 것이다.
국토교통부가 2월 24일 발표한 이 땅의 표준지 공시가격은 2조 470억원(1㎡당 2580만원)으로 한 해 전보다 32.4% 올랐다. 그러나 이 역시 용도지역 변경을 고려치 않아 한전의 자체 감정가보다 1조원 이상 낮다.
시는 대형 감정평가법인 2곳 이상이 평가한 평균 금액을 새 감정평가액에 반영하겠다는 내부 방침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업계에서는 현재 예상 감정가를 추산하기는 어렵다는 분위기다. 감정평가업계 관계자는 “현대차그룹이 부지를 사들인 뒤 개발 여건이 크게 달라져 새 감정가는 변동될 가능성이 있다”면서도 “현대차 사옥은 서울 강남권에서도 드문 초고층 건축물이기 때문에 몸값과 임대료 등을 단순 비교하는 것은 현재로서는 어렵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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