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삼성·한화그룹의 빅딜 신선한 충격이다

  • 등록 2014-11-28 오전 6:00:01

    수정 2014-11-28 오전 6:00:01

삼성그룹과 한화그룹이 모처럼 신선한 충격을 던져줬다. 삼성종합화학을 포함한 석유화학·방위산업 부문 4개 계열사에 대한 ‘빅딜’ 단행을 상식과 관행을 벗어난 상생 전략으로 평가하고자 한다. 갈수록 경쟁이 치열해지는 글로벌 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해 당사자들 스스로의 판단으로 빅딜을 결정했다는 점에서 기업 인수·합병(M&A)의 새로운 모델로 간주되기 때문이다. 과거 1997년 외환위기 당시 이뤄졌던 정부 주도의 타율적인 기업 간 인수·합병과도 확연히 구분된다.

이번 빅딜을 통해 양측 모두 서로 ‘선택과 집중’에 몰두할 수 있게 되었기에 의미가 크다. 그동안의 백화점식 경영으로는 존속 자체가 어려울 수밖에 없다. 삼성의 입장에선 비주력 계열사를 정리함으로써 사업구조 개편작업에 더욱 속도를 낼 수 있게 됐고, 한화로선 주력 분야를 더 키울 수 있는 기회를 얻었다. 이로써 서로 경쟁력을 키울 수 있는 새로운 발판을 마련한 것이다. 더구나 삼성 이건희 회장의 장기 입원과 한화 김승연 회장의 경영 공백에도 불구하고 후계 최고경영진 간의 신속한 결단으로 빅딜이 성사됐다는 사실도 주목할 만하다.

삼성이나 한화 양측 모두 이번의 거래 성사로 새로운 사업 구상을 펼쳐갈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한화그룹의 경우 이번 빅딜로 자산 규모가 50조원대로 늘어나게 되고 재계 서열도 종래 10위에서 한 단계 뛰어오르게 됐다는 점에서 앞으로의 행보를 주시하게 된다. 삼성에 있어서도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중심으로 후계 구도를 가속화하는 한편 사업 판도를 새롭게 꾸려갈 수 있게 됐다.

물론 구체적인 거래 내역에 있어서는 피차 간에 미묘한 득실 차이가 있을 수 있다. 하지만 전반적으로는 납득할 만한 거래였다. 앞으로 남아 있는 기업실사와 결합승인 절차에 있어서도 최대한 우호적인 분위기가 이어지기를 바란다. 7000명이 넘는 임직원 고용승계 작업도 차질없이 이뤄져야 할 것이다. 이번 자발적 빅딜이 다른 기업 간에도 활성화되고 따라서 경기 활성화를 부추기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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