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막힌 정국 뚫는 3자회담 돼야

  • 등록 2013-09-16 오전 7:00:00

    수정 2013-09-16 오전 7:00:00

박근혜 대통령과 새누리당 황우여, 민주당 김한길 대표 간에 진행될 오늘 3자 회담에서 박 대통령이 어떻게 ‘큰 정치’를 보여줄지 국민은 기대를 가지고 주시하고 있다. 채동욱 검찰총장의 사퇴로 회담 개최 무산 위기까지 갔던 터라 더 그렇다. 러시아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참석 및 베트남 방문을 통해 상당한 외교적 성과를 올리고 돌아온 박 대통령이 귀국하자마자 “국회로 직접 찾아가서 만나겠다”고 제의해 성사된 이번 회담은 추석을 코앞에 두고 열린다는 시점의 민감함을 감안해서라도 막힌 정국을 뚫는 속 시원한 결과를 내놓아야 할 것이다.

오늘 회담은 사전 의제조율 없이 “여야가 논의하고 싶은 모든 문제와 현안을 허심탄회하게 논의하자”는 청와대 측 제안을 야당이 수용한 토대 위에서 열리는 만큼 국정의 모든 현안이 다루어질 수 있다. 그렇다 하더라도 최대 의제는 어제 민주당 김한길 대표가 요구한 국가정보원 개혁방안일 수밖에 없다.

민주당은 작년 대선 때 발생한 국가정보원의 댓글 사건을 문제 삼아 대통령 사과와 국정원장 해임을 요구하며 40일 넘게 서울시청 앞 천막당사에서 장외투쟁을 벌여 오고 있다. 민주당이 이번 회담 제의를 수용한 것은 대통령과의 대화를 통해 국정원 문제 해결의 돌파구를 찾겠다는 이유에서다. 박 대통령도 이 문제에 있어 성의 있는 방안 제시로 화답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문제가 풀려야만 추석 이후 정국이 정상화될 수 있는 만큼 박 대통령은 ‘자체 개혁’이라는 국정원 관련 기존 입장에서 누가 보더라도 고개를 끄덕일 수 있을 정도로 진전된 해법을 제시해야 할 것이다.

오늘 회담은 박 대통령이 취임 후 여야 대표와 처음 갖는 만남이다. 대통령이 회담 장소를 국회로 정하는 것을 보고 많은 국민들은 대통령의 정치력을 새삼 실감했다. 5선 의원과 당 대표를 지낸 박 대통령은 국회 생리에 정통하면서도 취임 후 국회와 다소 거리를 두는 듯한 인상을 풍겨온 것이 사실이다. 이번 회담을 계기로 청와대와 여의도가 국정현안을 내실 있게 밀착 논의하는 선진적인 정치관행까지 이끌어낸다면 이는 망외(望外)의 소득이 될 것이다. 박대통령이 베트남 방문 때 패션쇼에 직접 모델로 등장하고 친근감을 강조하려고 월남치마를 입었던 모습을 신선한 충격으로 기억하는 국민들은 이번 회담에서 상쾌한 결과가 나오기를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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