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들 노조는 "US에어웨이와의 합병은 아메리칸 에어라인의 구조조정을 완성할 수 있는 최선의 전략이며 가장 빠른 방안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실제 합병이 진행됐을 경우 직원들을 어떻게 할지에 대한 계약 전반에 이미 합의했고, 이는 회사의 독자 생존 계획에 비해 6200명 정도의 일자리를 지킬 수 있다고 덧붙였다.
전통적으로 노조는 항공산업에서의 인수합병을 막아내는 역할을 해왔던 만큼 이번 3대 노조의 행보는 이례적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노조측으로서는 기존 회사와 US에어웨이 중 어느 곳으로부터 더 좋은 조건을 얻어낼 수 있을지 저울질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실제 이번 지지 선언은 오는 23일 AMR측이 뉴욕법원에 직원 해고와 임금 삭감을 쉽도록 하기 위해 기존 고용계약을 파기하게 해달라고 신청하기 직전에 나왔다는 점이 이를 방증하고 있다.
앞서 AMR은 지난해 파산보호 신청을 냈고 올초 비용을 20억달러 줄이고 직원을 1만3000명 해고하면서 매출을 10억달러 늘려 흑자로 돌아서겠다는 구조조정 방안을 제시한 바 있다. 경영진은 생존을 위한 합병에는 반대하며 5개 도시에서 20% 정도 항공기를 증편하고 국내선 비행기 규모를 늘리는 방식으로 독자 생존을 통해 합병과 같은 효과를 낼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AMR측의 공언에도 불구하고 노조측의 합병 지지로 인해 회생절차를 통한 독자생존 전략을 모색하고 있던 아메리칸 에어라인 경영진에 압박을 가할 것으로 보인다.
실제 두 항공사는 규모가 더 큰 델타에어라인과 유나이티드에어라인 등 경쟁사를 추격하고 있는데, 이들 선두사들은 최근 몇년간 대규모 합병을 통해 성공적으로 사업을 키운 케이스다. US에어웨이는 국제 네트워크가 부족한 반면 아메리칸 에어라인은 국제 네트워크는 있지만 현금이 부족한 상황이고 시장 점유율도 낮다. 기업 고객도 적은 편이다. 이런 점에서 인수합병이 유력한 대안으로 검토될 수 있기 때문이다.
US에어웨이측도 합병에 대한 관심을 숨기지 않았다. AMR측 채권단과 직원들과 접촉을 통해 합병의 불가피성을 강조해왔다. 다만 AMR은 오는 9월까지 법원이 부여한 우선적인 구조조정 권한을 가지고 있고 필요할 경우 이 기간을 18개월 더 연장하도록 요청할 수도 있어 US에어웨이측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지난 2007년에도 US에어웨이는 파산한 델타에어라인을 적대적으로 인수하려다 경영진의 구조조정 계획이 승인되면서 무산된 바 있다. 당시의 교훈으로 합병은 독자적으로 할 수 없는 만큼 우군을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다.
다만 노조들간 이해관계가 다르기 때문에 노조와의 공조도 어려움이 있을 수 있다. 실제 운송노조의 짐 리틀 위원장은 노조원들에게 보낸 서한에서 "노조는 다각적인 전략을 추구하고 있다"며 "한편으로는 특정 조건하에서의 합병을 지지하고 있지만, 다른 한편에서는 AMR측과 협상을 지속하며 다음주에 있는 법원 공판을 준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