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가시각]연준은 안도감을 줬지만…

  • 등록 2011-01-27 오전 7:00:20

    수정 2011-01-27 오전 7:00:20

[뉴욕=이데일리 피용익 특파원] 다우 지수가 26일(현지시간) 거래에서 1만2000선을 터치했다. 심리적 저항선으로 여겨져 온 이 선을 2년 7개월만에 맛봤지만 유지하지는 못했다. 이를 계기로 앞으로의 주가 방향에 대한 월가 전문가들의 견해는 조심스러워진 분위기다.

조너선 코피나 메리디언이쿼티파트너즈 이사는 "시장의 움직임을 지지할만한 펀더멘털이 없다고 생각된다"며 "주가가 더 상승하면 좋은 일이지만, 올라갈 수록 시장은 약해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칩 코브 브린모어자산운용 선임 부사장은 "우리는 2년 전에 비해 몇 광년은 온 것 같지만, 지금으로부터 2년 후에도 같은 말을 할 수 있을 것으로 보진 않는다"며 "2011년 상황은 개선되겠지만, 2012년이 되면 현저하게 조심스러워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전문가들은 연방준비제도(Fed)가 양적완화 정책을 지속하기로 결정한 점에 대해서는 일단 안도감을 나타냈다.

말콤 폴리 스튜어트캐피털 최고투자책임자(CIO)는 "투자자들은 부양 프로그램에 대한 연준의 시각이 달라지지 않았다는 점에 환호했다"며 "또한 아침에 나온 주택지표는 전반적인 분위기에 도움이 됐다"고 이날 시장 분위기를 전했다.

토드 쇼엔버거 랜드콜트트레이딩 이사는 "연준은 양적완화 정책을 변경하거나 조기 종료하기에는 인플레이션 위협이 없다고 느끼는 것 같다"며 "하루 70억달러 규모의 유동성이 계속 투입될 것으로 전망되는 상황에서 주식시장의 강세는 수개월 동안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더그 로버츠 채널캐피털리서치 수석 스트래티지스트는 "연준은 경제가 일부 개선되고 있다고 하면서도 높은 실업률이 가장 중요하다고 지적했다"며 "우리가 기대하고 있던 것을 정확하게 줬다"고 말했다.

코트 권 FBN증권 이사는 "상당수의 투자자들은 양적완화 프로그램이 유지되지 않을 수 있다고 우려했었다"며 "양적완화가 현상유지된 것은 매우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경제 회복세가 튼튼해져 실업률이 하락할 경우 연준의 양적완화 프로그램은 종료된다. 영원한 호재는 없다는 의미다.

바바라 마르친 가벨리 블루칩밸류펀드 매니저는 "다우 1만2000선은 중요한 지표"라면서도 "그러나 앞으로 1~2년 동안 많은 경기부양책이 사라질 것이라는 점에서 주식시장의 랠리가 아주 견고하다고 보진 않는다"고 지적했다.

반면 백악관이 친기업 노선으로 선회한 가운데 경제 회복세와 기업 실적 개선세가 이어질 것이라는 점에서 강세장이 지속될 것이라는 견해도 맞섰다.

마이클 쉘든 RDM파이낸셜그룹 수석 스트래티지스트는 "어제밤의 연설은 더욱 기업 친화적인 분위기를 만들었다"며 "대통령은 작년 금융사들을 비판했던 것과 달리 기업들과 협력해 투자와 일자리를 촉진하겠다고 강조했다"고 말했다.

잭 앨빈 해리스프라이빗뱅크 CIO는 "우리는 다시 기초에 주목하고 있다. 바로 경제와 실적이다"며 "실적은 좋게 나오고 있고, 경제는 조금씩 개선됨에 따라 주가가 지지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일부 전문가들은 다우 지수가 1만2000선을 터치한 것보다 S&P500 지수가 1300선에 근접한 점이 더 중요하다고 밝혔다.

아트 카신 UBS 플로어 디렉터는 "S&P500 지수는 1298과 1302 사이에서 강한 저항을 받고 있다"며 "만약 지수가 이 선을 뚫고 올라선다면 또 한 번의 큰 상승세를 준비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카터 워스 오펜하이머자산운용 애널리스트는 "다우 지수가 1만2000선을 돌파하는 것은 기사 헤드라인에는 좋을 지 모르겠지만, 시장에 큰 의미를 주지는 않는다"며 "나는 S&P500이 1310을 넘어서느냐를 주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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