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일보 제공] 3일 밤(현지시각) 이스라엘군이 팔레스타인 자치지역인 가자(Gaza)지구에 진입하면서, 작년 12월 27일 공습으로 시작된 이스라엘의 가자 공격이 새 국면으로 접어들었다. 이스라엘 군은 지상전(地上戰) 개시의 목표가 가자를 기반으로 이스라엘 남부를 공격하는 이슬람 무장세력인 "하마스의 테러 기반을 파괴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이번 지상전이 지난 2006년 여름 이스라엘이 34일간 공격하고도 '실패'로 끝난 이스라엘·헤즈볼라 전쟁의 재판이 되리라는 우려도 크다. 당시 이스라엘은 레바논 남부의 무장세력 헤즈볼라를 상대로 막강한 화력을 퍼부었지만 헤즈볼라를 소탕하는 데는 완전히 실패했다.
◆가자 북부로 진격
3일 밤 이스라엘 지상군 3개 여단은 하마스의 로켓탄 발사 기지가 집중된 가자지구 북부의 베이트 하눈, 베이트 라히야, 자발리야 등으로 진격해, 하마스 무장조직원들과 총격전을 벌였다고 로이터 통신은 전했다.〈그래픽〉 이에 앞서, 중심 도시 가자시티로 통하는 주요 도로·가스·통신망을 타격했다. 하마스도 박격포와 대전차 로켓을 쏘며 격렬히 저항했다. 가자 북부에는 밤새 포성과 총성이 진동했으며 곳곳에서 화염이 치솟았다고 AP통신 등은 전했다.
전날 가자 지구로 진입한 이스라엘군은 가자 지구를 지배하는 하마스 조직원들과 치열한 전투를 벌이고 있다. 로이터 뉴시스현지 일간 예루살렘 포스트는 "이스라엘 군이 가자지구 측면으로 진입해 가자시티를 남쪽에서 북쪽으로 둘러싸, 가자지구는 허리가 두 동강난 상태"라고 보도했다. 영국 스카이뉴스는 "가자시티 남쪽에서 이스라엘군 탱크 150여 대가 목격됐다"고 전했다.
지상전 개시 후, 하마스 라디오는 "이스라엘 병사 2명을 생포했고 9명을 죽였다"고 주장했으나 이스라엘 군은 "부상자 30명이 발생했지만 포로나 전사자는 없다"고 반박했다.
◆되살아나는 헤즈볼라전(戰) 악몽
이스라엘로서는 8일간의 공습으로도 하마스의 로켓 반격이 계속되자, 지상군 투입이 불가피하다고 판단했다.
그러나 하마스는 ▲지상전에 대비해 무기를 비축했고 ▲시가전과 근접 전투에서 지리에 익숙해 절대적으로 유리할 수 있다. 이번 전쟁이 이스라엘·헤즈볼라 전쟁의 재판(再版)이라고 우려하는 근거다. 그러나 이스라엘은 ▲가자지구는 레바논 남부와 달리 좁고 평평하고 ▲시리아의 지원을 받던 헤즈볼라와 달리, 하마스는 추가 무기 지원이 막혀 있어 이번 작전이 어느 정도 성공할 것으로 본다고 뉴욕타임스(NYT)는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