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가시각)엷어지는 그림자

  • 등록 2008-04-25 오전 6:03:13

    수정 2008-04-25 오전 6:13:36

[뉴욕=이데일리 김기성특파원] `최악의 상황에서 벗어났다"는 월가의 낙관론은 시간이 갈수록 확산되고 있다. 악재보다 호재에 민감한 전형적인 상승장의 분위기가 연일 이어지고 있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사주경계를 늦추지는 않고 있지만 적군의 그림자만 봐도 기겁했던 불과 한두달 전의 모습과는 사뭇 달라졌다. 그동안 혼란스러웠던 아군의 전열이 정비돼 가고 있다는 믿음이 커지고 있다.

오늘도 어제와 마찬가지로 긍정적인 소식이 많았다.

포드자동차는 예상밖 분기 흑자 전환의 성적표를 내놓으면서 정말 오랜만에 `어닝서프라이즈`의 맛을 보여줬고, 주간 고용 지표도 의외로 선전했다. 내구재 주문도 변동성이 심한 운송장비를 제외하면 괜찮았다.

메릴린치가 종전의 배당금을 유지한다는 소식은 `신용위기가 반환점을 돌았다`는 믿음에 지원 사격을 했다. 달러 랠리는 미국 경제가 하반기중 회복되는 국면에 진입할 것이라는 기대감을 키웠다.

더욱 긍정적인 모습은 이같은 호재에 대한 환호 보다도 악재에 대한 반응이었다.

스타벅스, 모토로라, 아마존닷컴, 애플 등으로 이어진 실적 부진은 사실 간단한 문제는 아니었다. 하지만 투자심리는 크게 흔들리지 않았다.

3월 신규주택판매가 17년래 최저치로 추락, 미국 경기침체의 근원인 주택경기가 단기간내 회복되기는 어렵다는 신호를 보냈지만 `예고된 악재는 악재가 아니다`라는 공식을 적용했다.

그 결과 다우 지수는 어느덧 1만3000을 향하고 있다.

웨드부시 모간증권의 마이클 제임스는 "입증 여부를 떠나 금융시장과 전반적인 경제가 최악의 국면을 지났다는 투자심리가 확산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탱글우드 캐피탈 매니지먼트의 최고투자책임자(CIO)인 존 메릴은 "어닝시즌이 예상 만큼 우려스럽지는 않다"면서 "신용위기와 주택경기침체의 심각한 전염에 대한 우려는 여전히 높지만 그런 일이 벌어지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그러나 경기후퇴의 그림자는 여전히 사방에 드리워져 있다. 그림자의 농도가 엷어지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섣부른 기대감을 경계해야 한다는 목소리는 여전하다.

곡물가 급등과 유가 고공행진 등으로 표면화될 수 있는 인플레이션도 걱정이고, 신용위기의 여러 문제들이 또다시 고개를 들 가능성도 적지 않다. `주식시장 바닥`에 대한 공감대가 확대되고 있지만 변동성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끊이지 않는 배경은 여기에 있다.

레이몬드 제임스 앤 어쏘시에이츠의 수석 이코노미스트인 스콧 브라운은 "투자심리가 안정되고 있으나 변동성 장세가 거듭될 가능성은 높다"고 지적했다.

푸루덴셜 수석 투자전략가인 존 프라빈은 "신용위기가 안정화 조짐을 보이고 있지만 은행간 금리가 여전히 고공행진을 지속하는데다 추가적인 서브프라임 손실 가능성, 1분기 실적 불확실성, 경기후퇴 가능성 등으로 주식시장의 단기 변동성이 높다"고 말했다.

닥터 둠 마크 파버는 이날 CNBC에 출연, "신용위기가 끝나지 않았다"는 종전의 입장을 거듭 강조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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