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처럼 개인 투자자들이라면 몇 번씩 경험했음직한 박 대리의 고충도 랩어카운트(Wrap Account)를 이용하면 간단히 해결될 수 있다.
랩어카운트란 증권사가 고객의 돈을 맡아 주식·채권·펀드 등에 대신 굴려 주는 종합자산관리서비스를 말한다. 언뜻 보기엔 고객의 돈을 모아서 주식·채권에 운용하는 펀드와 비슷해 보이지만, 투자자들이 자신의 성향에 맞게 증권사와 개별적으로 계약을 맺는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랩어카운트에는 투자자에게 종목만 추천해 주는 자
문형과 투자 결정과 관리를 모두 맡아서 해주는 일임형이 있다. 또 일임형은 운용 전문가가 주식, 채권 등에 대신 투자해 주는 직접투자형과 여러 펀드에 분산 투자하는 간접투자형으로 나뉜다. 최근에는 한번에 목돈을 넣기가 부담스러운 고객들을 위해 매달 일정 금액을 투자하는 적립식 랩도 나왔다.
랩어카운트의 가장 큰 장점은 전문가가 대신 주식·채권 등에 투자해 준다는 것. 따라서 투자자는 자산 운용의 세부적인 부분까지 고민하지 않아도 된다. 직접투자형의 경우, 일정 비율의 운용수수료(투자금액의 1~3% 정도)만 내면 주식 거래 수수료도 더 이상 부과되지 않는다. 자금의 운용내역도 자기 계좌를 통해 날마다 확인할 수 있다.
◆ 연금형 등 상품 다양
최근에는 주가 상승에 발맞춰 다양한 운용방식을 지닌 랩어카운트들도 속속 출시되고 있다.
우리투자증권은 투자금을 맡긴 뒤 5년 동안 고객이 원하는 금액을 매달 지급하는 ‘연금형 랩’을 판매 중이다.
대우증권은 중국과 인도 주식 및 펀드에 투자하는 ‘친디아 랩’과 주식워런트증권(ELW)을 투자대상으로 하는 ‘ELW형 랩’을 내놓았다.
대우·삼성·우리·한국·현대증권 등 9개 증권사는 이르면 이번 주부터 랩 상품과 성격이 비슷한 영업신탁 상품을 판매한다.
영업신탁 상품은 크게 고객의 주식, 현금 등을 각자의 성향에 맞게 대신 투자해 주는 특정금전신탁과 부동산·유가증권·채권 등을 맡아서 대신 굴려주는 재산신탁으로 나뉜다.
한국투자증권 신경민 신탁부장은 “처음에는 고객의 자산을 정기예금, 기업어음(CP) 등으로 운용하는 단기안정형 특정금전신탁이 주류를 이룰 것”이라며 “고객의 자산을 주식에도 투자하는 완전일임형도 점진적으로 나올 방침”이라고 말했다.
◆ 운용실적 지속적으로 확인을
랩어카운트에 가입하기 위해선 우선 자신의 투자성향부터 체크해야 한다. 각 증권사가 마련해 놓은 설문지 등을 통해 자신의 투자금액 및 기간, 목표수익률 등을 확인한 뒤 포트폴리오를 구성한다.
대부분의 증권사들은 투자금액이 크지 않은 고객에 대해선 위험회피·안정·성장형 등 3~4개 유형으로 짜인 상품에 가입하기를 권한다. 그렇더라도 고객들의 자산은 한 사람씩 별도로 관리될 뿐 아니라 투자자들이 운용에 직접 관여할 수도 있다. 최저 가입금액은 대략 2000만~3000만원 정도이다.
대한투자증권 신현 상품전략부장은 “랩어카운트는 적지 않은 금액을 완전히 믿고 맡기는 상품인 데다 원금 손실까지 날 수 있다”며 “가입 후에도 전문 운용인력이 자산을 당초 투자전략에 맞게 잘 운용하고 있는지 지속적으로 점검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