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영그룹은 자구안으로 태영인더스트리 매각대금 지원, 에코비트 매각, 블루원 지분 담보제공 및 매각, 평택싸이로 지분 담보제공 등 4가지를 제시했다. 하지만 태영인더스트리 매각 대금 1549억원 가운데 400억원만 태영건설에 지원하고 나머지는 지주회사 TY홀딩스의 채무 상환에 사용하겠다고 했다. 이는 채권단과의 기존 합의와 다른 것이다. 그 밖에 에코비트 매각 등 3가지 자구안으로 확보할 수 있는 자금도 2000억원에 불과한 것으로 추정된다. 장래 채무화할 수 있는 보증 등 우발채무 규모를 놓고도 태영그룹과 채권단 간 의견 차이가 크다. 태영그룹은 2조 5000억원이라고 하는 데 비해 채권단은 9조원대로 보고 있다. 오너의 사재 출연과 핵심 계열사 SBS의 지분 매각 또는 담보제공은 언급조차 되지 않았다.
부실기업 구조조정은 자기책임 원칙에 어긋나지 않게 이뤄져야 한다. 그래야 시장이 왜곡되지 않고 부실 경영에도 경종을 울릴 수 있다. 태영건설은 오너 사재 출연을 포함한 고강도 2차 자구안을 통해 경영 정상화 의지를 보여줘야 한다. 채권단도 원칙을 지키면서 태영건설의 회생 가능성을 판단하고 워크아웃을 통한 금융지원 여부를 결정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