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어릴때부터 부모님과 선생님에게 배웠던 ‘균형’에 대한 개념이다.
그런데 세종포천고속도로의 한강 횡단 교량의 이름을 두고 서울시 강동구가 이 당연한 개념을 거스르는 주장을 펼치면서 논란이 되고 있다.
경부고속도로 교통난 해소를 위해 건설 중인 세종포천고속도로의 14공구는 경기도 구리시 토평동과 서울시 강동구 고덕동과 간 1.73㎞를 연결하는 왕복 6차로의 한강 다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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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동구는 “공사기간 동안 주민들이 받아온 불편, 세종포천고속도로 건설을 위해 고덕강일 공공주택지구개발사업에서 500억 원이 넘는 분담금을 조성한 점 등 여러 사유로 ‘고덕대교’로 명칭이 정해져야 한다”는 입장이다.
1991년 개통한 수도권제1순환고속도로(당시 서울외곽순환고속도로)의 한강 횡단 교량으로 구리시 토평동과 강동구 강일동을 연결하는 다리는 ‘강동대교’로 이름 붙여져 강동구가 명칭을 가져갔다.
이후 구리시 아천동과 강동구 암사동을 연결하기 위해 2015년 완공한 ‘구리암사대교’가 두 지자체의 지명을 모두 사용한 중립명칭으로 지정됐다.
‘구리대교’로 이름이 지어진다면 두 지자체 사이에 놓인 3개의 다리 명칭에 대한 균형이 이뤄지고 ‘고덕대교’가 될 경우 또 다시 서울 중심의 행정편의를 벗어나지 못하는 상황이 연출된다.
남양주시와 하남시는 팔당대교(남양주)와 미사대교(하남)로 하나씩 나눴고, 고양시와 김포시를 연결하는 김포대교(김포)와 일산대교(고양)도 각 지자체 명칭을 번갈아 지정했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경기도와 서울시를 연결하는 교량에서는 유독 서울시가 명칭을 가져간 곳이 많다.
경기 고양시 현천동과 서울 강서구 마곡동을 연결하는 ‘마곡대교’와 고양시 강매동과 강서구 방화동을 잇는 ‘방화대교’가 그렇다.
고양시 행주동과 강서구 개화동 사이에 놓인 ‘신행주대교’만 경기도 고양시의 명칭으로 지정됐다.
과거 서울의 주변으로 취급받던 경기도지만 이제는 인구 규모만 놓고 봤을때 서울시에 비해 50% 가까이 많은 대한민국 최대 광역자치단체인 만큼 이런 서울시 중심의 행정편의주의를 벗어나야 한다는 것이 경기도 지자체들의 논리다.
백경현 구리시장은 “한강의 33번째 다리를 ‘구리대교’로 명명해야 하는 것은 서로 하나씩 나눠갖는 균형의 개념은 물론 경기도가 전국에서 가장 인구가 많은 광역자치단체로써 정체성을 확립하기 위해서도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