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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개나리셀프주유소는 SK에너지가 올해 2월 SK박미주유소에 이어 국내에서 두 번째로 고체산화물 연료전지(SOFC)를 설치한 곳이다. 지난달 말부터 상업가동에 들어갔다. 고체산화물 연료전지(SOFC)는 전지 내에 연료(액화천연가스)를 주입하면 수소(H2)를 발생시키고 이는 다시 공기 중의 산소(O2)와 만나 ‘물(H2O)’을 만들어내는 화학반응 과정에서 전기를 생산한다. 기존에 화석 연료를 태워 발전하는 방식에 비해 탄소배출이 적어 ‘탄소중립 실현’을 위한 수소 경제 시대의 핵심 발전원으로 각광 받고 있다.
특히 연료전지는 신재생에너지인 태양광에 비해 설치 면적이 넓지 않아 공간의 효율적 사용도 가능하다. SK에너지 관계자는 “연료전지는 태양광 설치 면적의 40분의 1 수준으로 공간 활용이 뛰어나고 전력 생산 효율도 비교 불가할 정도로 월등히 뛰어나다”며 “설비 가동시 발생하는 소음은 일반적인 대화 수준인 65데시벨에 불과하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이날 가동하고 있는 연료전지 앞에서 옆 사람과 대화를 평소처럼 나눌 정도로 소음을 크게 느끼지 못했다.
주유소 내 연료전지는 도심 내에서 필요한 전력을 자급자족할 수 있는 ‘분산에너지’ 활성화를 위한 대표적인 사례다. 분산에너지란 중소 규모의 태양광, 풍력, 연료전지 등 전력이 사용되는 지역의 인근에서 생산·소비되는 에너지를 말한다. 지금처럼 도심 먼 곳에 있는 대규모 발전시설에서 전기를 생산해 도심까지 송전하기 위해 필요한 송전망 구축과 관리 비용을 절감할 수 있고 민원 등 사회적 갈등도 줄일 수 있다는 점에서 미래 발전원으로 주목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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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울러 현행 전기사업법상 발전사업자는 전기판매업을 겸할 수 없도록 하고 있다. 이에 개나리주유소에서 생산된 전기를 한전에 판매하는 형태에 그치고 있다. SK에너지 관계자는 “최근 전기차 수요가 급속히 늘면서 현재 수준의 전력 계통은 부담이 증가할 것으로 전망한다”며 “분산에너지는 전력 수요 대응은 물론 전력망 노후화, 추가적인 전력설비 구축 등의 문제를 해결하는 데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향후 관련 규제가 개선되면 전국의 직영·자영 주유소로 연료전지 보급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정부도 주유소 연료전지와 같은 분산에너지 활성화를 위해 이달 초 경제규제 혁신 TF회의를 통해 제도 개선에 나서기로 했다. 주유소에 연료전지 설치를 허용하고 이곳에서 생산한 전기는 직접 충전·판매할 수 있도록 관련 법령을 손질하기로 한 것이다. 산업부 관계자는 “올해 12월까지 주유소 연료전지 실증 특례를 결과를 지켜보고, 내년 초에 법령 정비를 통해 법적으로 주유소에 연료전지 설치가 가능하도록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동시에 주유소 내 전기차 충전설비 보급 확대에도 나선다. 현재 전기차 충전설비는 고정주유기로부터 6미터 이상 떨어지도록 하고 있지만, 주유소 배치 구도와 안전 조치 상황에 따라 충전 설비 위치를 선정할 수 있도록 관련 기준을 개선할 계획이다. 소방청 관계자는 “이격 거리 규제 개선과 관련한 연구용역을 지난달 마쳤고 기술기준을 만들고 있다”며 “법령정비는 내년 1분기 안으로 마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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