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모차에 아기 손가락 잘렸다” 엄마 폭로에… 업계 “우린 아냐”

  • 등록 2022-07-25 오전 6:24:08

    수정 2022-07-25 오전 6:24:08

[이데일리 송혜수 기자] 자동으로 접히는 ‘오토 폴딩 유모차’에 17개월 아기 손가락이 끼여 절단했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유모차 업계에 비상이 걸렸다. 각 업체는 줄줄이 공지를 내고 해당 사고와 자사 제품은 무관하다고 밝혔다.

지난 22일 자동으로 접히는 ‘오토 폴딩 유모차’에 17개월 아기 손가락이 끼여 절단했다는 사연이 전해졌다.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2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최근 유모차 업체들은 홈페이지를 통해 ‘특별 공지문’을 올렸다. 맘카페를 통해 알려진 유모차 사고가 자사와는 무관하다는 내용의 공지였다.

한 업체는 “최근 맘 커뮤니티를 통한 오토 폴딩 유모차 사고와 관련해 저희 내부에서도 해당 사안에 대해 심각성 및 이슈 확산을 인지하고 있다”며 “저희 제품은 폴딩 시 안으로 접히는 연결 구간이 비노출 제품으로 아기의 작은 손가락이 끼일 수 있는 어떠한 작은 구멍도 존재하지 않는다”라고 했다.

또 다른 업체 역시 “최근 맘카페에서 공론화되고 있는 오토 폴딩 유모차로 아이가 다치는 불미스러운 사고로 인해 문의주셔서 안내 드린다”라며 “위 사고는 우리 업체와 무관한 사건임을 안내 드린다”라고 했다.

이 밖에도 다수의 업체는 피해 가족에게 위로의 뜻을 전하면서도 자사 제품은 철저한 안전 인증과정을 거쳤으므로 해당 사고와는 무관하다고 강조했다.

유모차 사고와 관련, 각 업체 측이 알린 ‘특별 공지문’. 자사 제품은 해당 사고와 무관하다고 알리고 있다 (사진=홈페이지 캡처)
앞서 지난 22일 17개월 딸을 둔 엄마 A씨는 3개월 전 발생한 유모차 사고에 대해 억울함을 토로했다. 그는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사고 당시 상황에 대해 먼저 입을 열었다.

그는 “딸을 어린이집에 보내기 위해 폴딩 유모차를 펼쳐 벨트를 해준 후 브레이크를 풀고 출발했다”라며 “그 순간 유모차가 다시 접히는 일이 일어났고 재빨리 유모차를 펼쳤다”라고 설명했다.

A씨는 이 과정에서 아이 손가락이 폴딩 부분에 들어갔고 절단되는 사고가 벌어졌다고 했다. 아이는 119 구급대에 의해 인근 대학병원으로 옮겨져 봉합 수술을 받았지만, 이미 괴사가 진행된 상태였다.

할 수만 있다면 자신의 손가락이라도 자르고 싶었다는 A씨는 이 같은 피해 사실을 알리게 된 이유에 대해 유모차 회사의 대응을 꼬집었다. A씨에 따르면 사고 이후 유모차 회사 측은 A씨에 대해 민사조정 신청서를 냈다.

회사 측은 “신청인(유모차 회사)이 판매한 유모차의 결함으로 인한 사고가 아니고 피신청인(부모)의 사용 부주의로 인한 사고이므로, 신청인은 피신청인에 대해 손해배상책임을 부담하지 않는다”라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신청인은 이유 없이 유모차 하자를 주장하며 신청인에게 손해 배상을 요구하고 있다”라고 주장했다.

이에 A씨는 “‘피신청인 부주의’라는 표현에 너무 분하고 억울한 마음이 들었다”라며 “폴딩을 하고 (아이를) 태웠지만 오작동으로 풀려 닫힌 유모차다. 정말 만약의 경우라도, 폴딩이 안 됐더라면 스르륵 닫히도록 설계돼야 하는 게 아니냐”라고 토로했다.

이어 “아이를 태우고 임산부 걸음으로 뒤로 돌아갈 때까지 멀쩡하던 유모차가 출발과 동시에 접혔다”라며 “폴딩되는 부분에 손가락이 끼여 절단될 위험이 있음에도 마감처리가 되어 있지 않은 유모차가 정말 저의 부주의가 맞느냐”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A씨는 2009년 맥클라렌 유모차의 대규모 리콜 사례에 대해 언급했다. 명품 유모차로 유명한 영국 맥클라렌 사는 과거 아기 손가락 끼임, 절단 사고 등의 안전사고가 잇따르자 접이식 유모차 100만대에 대해 대규모 리콜을 했다.

A씨의 사연이 알려지자 부모들 사이에서는 불안감이 확산했다. 한 누리꾼은 현재까지 입장표명한 업체들을 나열하면서 사고 위험이 낮은 유모차 리스트를 정리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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