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붕어빵 내조` 행보를 보이고 있는 김 교수는 의사에 교수, 경영자를 거쳐 대권 도전을 이어가는 안 후보 못지 않는 `고스펙` 보유자다. 서울대 의대를 졸업하고 성균관대와 삼성서울병원에서 15년 간 병리학 교수를 지냈다. 마흔에 오른 미국 유학길에선 워싱턴주립대 법대에 입학, 캘리포니아주와 뉴욕주에서 각각 변호사 자격증을 땄다. 스탠포드 의대에서 조교수 겸직 발령을 받기도 했다. 의학과 법학을 접목한 융합 모델을 구축해 2011년부터 서울대 의대에서 교편을 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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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 후보가 길거리 시민 유세에 나설 때면 항상 흰색 커플 패딩을 맞춰 입은 김 교수가 곁에 있다. 최근에는 설 연휴를 앞두고 서울에서 지지율 결집에 박차를 가하는 남편을 대신해 2박 3일 일정으로 호남을 찾았다. 지난 2017년 두 번째 대선 출마 때부터 조용하지만 적극적으로 조력자 역할에 나서는 모양새다.
앳되어 보이고 작은 체구 탓에 유약할 것이란 생각을 할 법도 하지만, 때로는 안 후보 보다 대범한 모습도 보인다. 지난 26일 광주를 찾은 김 교수는 상인들에게 먼저 다가가 손을 덥석 잡으며 “제가 안철수 부인이다, 명함 한 장 드려도 되겠느냐”며 서스럼없이 다가서기도 했다. 정작 안 후보를 `패싱`하고 김 교수와 따로 사진을 찍고 싶다는 요청이 들어올 정도다.
썰렁한 `아재 개그`를 일삼는 안 후보의 모습에 `공부는 잘 못 하겠구나` 싶었던 첫 인상과는 달리, 한 번 본 것은 모두 기억하는 천재로 통하는 모습이 의외였다고 한다. 당시 의과대학 여학생 비율이 10%에 불과한 탓에 안 후보를 `철수형`으로 부르던 김 교수와 도서관에 함께 다니며 만남을 이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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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랫동안 교수로 일해 온 터라 학생들과의 대화도 자연스럽다. 지난 13일 서울 신촌 거리유세에 나선 안 후보를 향해 의대 학생들이 “본과 4학년인데 희망에 차있기는커녕 어떻게 살아야 할 지가 고민”이라고 토로하자 김 교수는 “의사가 어려워도 정말 좋은 직업이니 힘들어도 용기를 내시라”며 따뜻한 위로를 건넸다.
최근 꿈틀대는 호남 민심 다지기에 김 교수와 함께 나선 권은희 원내대표는 “안 후보와 김 교수가 `똑같을 정도`”라며 웃음을 터뜨렸다. `부부는 닮아간다`는 속설처럼 “말투나 사용하는 용어, 심지어 성격도 판박이”라고 권 원내대표는 전했다.
다만 속내를 표현하는 데 있어서는 김 교수가 `한 수 위`라고 한다. 남들도 본인처럼 `마음을 알아 주겠거니`하며 좀체 감정을 드러내지 않는 안 후보와 달리 더 솔직한 편은 김 교수 쪽이라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