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는 경기가 바닥을 치고 돌아서기 직전에 상승을 시작해 경기 회복국면에 상승이 빨라졌다가, 확장국면 초반에 최고점에 도달한다. 그래서 확장국면 중반을 지나면 경기가 좋아짐에도 불구하고 주가가 떨어지게 된다. 올해 하반기가 그런 상황이었다. 내년은 더하다. 주식시장이 경기 확장 이후를 걱정해야 하기 때문에 경제 상황이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다.
경기 둔화의 영향으로 이익 전망도 좋지 않다. 시장에서는 영업이익이 올해 3분기 67조2000억원을 고점으로 하락하기 시작해 4분기에 60조4000억원, 2022년 1분기는 49조7000억원으로 이익이 줄어들 걸로 전망하고 있다. 이 수치가 맞다면 내년 상반기 이익 감소율이 20%를 넘게 되는데 이 숫자로는 주가 상승을 기대하기 힘들다.
내년에는 많은 나라가 금리 인상에 시달릴 걸로 보인다. 우리는 이미 금리를 두 번 올렸다. 한국은행이 내년 계획을 밝히지 않았지만 시장에서는 1분기에 또 한번의 인상을 예상하고 있다. 연간 전체로는 3~4번 인상을 염두에 두고 있는데 이 전망대로라면 내년 말에 기준금리가 2%가 된다.
시장 내부적으로 마땅히 투자할 종목이 없는 점이 문제다. 미국은 애플, 구글, 아마존, 테슬라 등 세계적으로 관심을 모으고 있는 기업들을 보유하고 있다. 우리도 네이버, 카카오와 2차 전지, 바이오 기업 등이 있지만 경제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이나 가시적인 성과 면에서 미국과 비교가 되지 않는다.
내년은 주식시장과 관련해 힘든 시간이 될 것이다. 코로나19 발생 직후 강하게 유입되던 유동성이 정체상태에 빠졌고, 경기 둔화가 예상되는 등 좋은 구석을 찾기 힘들다. 주가라도 낮으면 모르겠는데 아직 매력적인 수준이 아닌 것 같다. 코로나19 발생 이후 주가가 오를 때 너무 많은 비현실적인 얘기가 나왔다. 과거와 다른 개인투자자가 시장에 들어왔기 때문에 그들이 새로운 힘을 발휘할 거란 기대가 대표적이다. 이런 기대를 조정하는 작업이 필요하다. 2018년에 고점을 친 주식시장이 그 해에만 30% 가까이 하락했던 사실을 상기해 봐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