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난감에 빠진 ‘3040’, 추억에 지갑여는 ‘키덜트족’

번개장터, 4월 레고 검색량 5만 9000건으로 취미분야 1위
레고 인기에 레고코리아 작년 매출 25% 증가
하우디, 취미 제품 카테고리 판매량 올해 130% 늘어
롯데·현대백화점, 레고 입점시키는 등 키덜트 공간 확장
  • 등록 2021-05-15 오전 7:30:00

    수정 2021-05-15 오전 7:30:00

[이데일리 윤정훈 기자]어린시절 가지고 놀던 미니카, 레고 등 아이템의 인기가 치솟고 있다. 그 시절 향수를 그리워하는 3040세대가 추억을 사는 비용을 아끼지 않고 있어서다. 유통 업계도 3040 키덜트(아이+어른의 합성어)족의 수요에 발맞춰 온·오프라인에서 적극적인 마케팅에 나서고 있다.

디즈니 곰돌이푸 캐릭터 레고(사진=레고코리아)
15일 취향 기반 중고거래 플랫폼 번개장터에 따르면 지난달 키덜트 관련 키워드 중 가장 많이 검색한 키워드는 레고(5만 9000건)였다. 레고는 디즈니부터 스타워즈까지 영화와 만화 등을 캐릭터로 구현해내면서 제2의 전성기를 구가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실물을 정교하게 작은 크기로 구현한 미니어처를 즐기는 사람이 늘어나면서 레고 판매량이 큰폭으로 증가했다. 이에 힘입어 작년 레고코리아의 매출액은 1521억원으로 전년 대비 25% 증가했고, 영업이익도 전년 대비 4.7% 증가한 1062억원을 기록했다.

레고코리아는 언택트 수요 증가에 발맞춰 올해는 가수 선미를 공식 모델로 선정하고 온라인 마케팅을 활발히 펼치고 있다.

레고만큼 키덜트에게 올해 인기가 있는 제품은 플레이모빌이다. 독일의 장난감 회사 플레이모빌은 올해 초 스타벅스와 콜라보 마케팅을 통해 인기를 끌었다. 번개장터에서도 플레이모빌 키워드는 지난달 5만 8900건의 검색이 발생했다. 오프라인 매장에서 플레이모빌을 구매하지 못한 고객이 온라인으로 몰린 것이다.

이외에 일본에서 제2의 슬램덩크로 떠오른 배구 애니메이션 하이큐, 귀멸의 칼날, 피규어 등이 검색 상위를 차지했다.

유통 업계도 온·오프라인에서 키덜트를 위한 공간을 마련하고 있다. 이마트는 취향이 분명하고 구매력이 있는 3040 남성을 위해 온라인 큐레이션 플랫폼 하우디를 2018년부터 운영중이다. 하우디는 지난 2월 키덜트 족을 겨냥해 레고전문관을 오픈했다. 레고를 포함한 취미 제품의 판매량은 올해 1~4월 기준 130% 이상 증가했다.

롯데백화점 노원점은 올해 3월 리뉴얼을 하면서 키덜트존을 만들어서 게임 전문 매장 ‘슈퍼플레이’와 ‘건담 메가샵’, 미니카 전문 매장 ‘타미야’ 등을 입점시켰다. 이곳은 오픈 이후 주말 평균 300명이 방문하는 등 매출이 꾸준히 늘고 있다. 어린이날이 포함된 키덜트존의 이달(1~10일) 매출액은 직전주 대비 110% 성장했다. 매출의 50%는 어린이가 아닌 키덜트로 확인됐다. 할인 프로모션에 맞춰 3040이 구매를 한 것이다.

이외에 롯데백화점은 본점 영플라자에도 2019년부터 키덜트존을 운영하는 등 레고와 건담 관련 매장을 늘리고 있다. 현대백화점도 지난 2월 오픈한 여의도 ‘더현대서울’에 국내 레고코리아 공식 12호 매장을 입점시킨 바 있다.

업계 관계자는 “아이들의 감성과 취향을 지닌 3040 키덜트 족이 장난감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며 “레고와 미니카 등 장난감이 매니아의 영역에서 일반 대중의 영역으로 트렌드가 확장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한국콘텐츠진흥원은 국내 키덜트 시장 규모가 지난 2014년 5000억 원대에서 지난해 1조 6000억원을 훌쩍 넘어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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