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이정훈 기자] 코로나19 백신을 접종한 사람 수가 감염자 수를 넘어섰지만, 접종 인구의 4분의3 이상이 세계 경제 상위 10개국에 집중돼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 세계보건기구(WHO)는 백신 제조사들이 다른 제약사에 비독점 사용권을 공유해 생산량을 대대적으로 늘려야 한다고 촉구하고 나섰다.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WHO 사무총장은 5일(현지시간) 진행한 화상 언론 브리핑에서 “백신 접종의 4분의 3 이상이 전 세계 국내총생산(GDP)의 거의 60%를 차지하는 10개국에서만 이뤄졌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 자리에서 그는 “아직 25억명의 인구를 가진 약 130개국에서는 단 1회분의 백신도 투여되지 못했다”며 “우리는 (백신) 제조분야에서도 대규모 생산 확대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실제 화이자와 바이오엔테크가 공동으로 개발한 코로나19 백신은 프랑스 제약사 사노피가 생산하기로 했다“고 전한 뒤 ”이처럼 백신을 개발한 제약사가 공급 확대를 위해 다른 제조사에 비독점 사용권을 줘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러면서 이 같은 협업은 과거 제약사들이 에이즈(후천성 면역 결핍증) 바이러스(HIV)와 C형 간염 치료제에 대한 접근을 확대하기 위해 시행한 적 있다는 점을 상기시켰다.
거브러여수스 사무총장은 “지금처럼 코로나19 백신 보급이 불공평하게 이뤄지는 것은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을 종식시키는데 큰 걸림돌이 된다”며 “모두가 바이러스를 억제하지 못한다면 결국 우리는 원점으로 되돌아갈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WHO는 도쿄 올림픽과 관련해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일본 당국과 함께 일하고 있으며, 위험 관리를 위해 태스크포스(TF)를 투입하고 있다고 전했다.
브리핑에 배석석한 마이클 라이언 WHO 긴급대응팀장은 “일본 정부와 모든 관리가 그들의 모든 데이터를 검토하고, 일본 국민들과 선수들, 잠재적인 관중을 대표해 옳은 결정을 내릴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