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초과학연구원(IBS)은 조윤경 첨단연성물질 연구단 그룹리더 연구진이 장난감 ‘피젯 스피너’를 닮은 수동 진단 기구를 발명했다고 18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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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의원에서는 증상만으로 항생제를 처방하기 때문에 맞지 않는 항생제를 사용할 수 있다. 세균이 항생제에 내성을 가질수록 점점 더 높은 단계의 항생제가 요구된다. 500원 수준의 1단계 항생제에서 100만원 수준의 4단계 항생제를 사용하게 될 수 있다. 과다 복용 시 항생제로 해결할 수 없는 슈퍼 박테리아까지 출현할 수 있다.
연구진은 적은 힘으로도 빠르게 오랫동안 회전하는‘피젯 스피너’ 장난감에 착안해, 손으로 돌리는 미세유체칩을 구상했다. 일반 미세유체칩은 시료를 거르는 필터 아래쪽에 공기가 있어 시료를 통과 시 높은 압력이 필요하지만, 필터 아래쪽에 물을 채우는 기술을 적용해 손힘으로도 시료를 통과시키도록 했다.
또 회전으로 병원균을 농축하고, 세균 분석과 항생제 내성 테스트가 순서대로 이뤄지도록 했다. 진단용 스피너에 소변 1 ml를 넣고 1~2회 돌리면 필터 위에 병원균이 100 배 이상 농축된다. 이 필터 위에 시약을 넣고 기다리면 살아 있는 세균의 농도를 색깔에 따라 육안으로 판별하고, 세균의 종류도 알아낼 수 있다.
세균 검출 후에는 세균이 항생제에 내성을 가졌는지도 확인할 수 있다. 같은 진단용 스피너에 항생제와 섞은 소변을 넣고 농축시킨 뒤, 세균이 살아 있는지 여부를 시약 반응으로 확인한다. 농축에 5분, 반응에 각각 45분이 걸려 2시간 내에 감염과 내성 여부를 진단할 수 있다.
조윤경 그룹리더는 “미세유체칩 내 유체 흐름에 대한 기초연구를 토대로 새로운 미세유체칩 구동법을 개발했다”며 “난이도가 높고, 현대적인 실험실에서만 가능했던 항생제 내성검사에서 벗어나 빠르고 정확한 세균 검출이 가능해져 오지에서 의료 수준을 올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연구결과는 국제 학술지 ‘네이처 바이오메디컬 엔지니어링(Nature Biomedical Engineering)’에 한국시간으로 19일 0시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