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키의 위협.."우리 흔들면 테러·난민위기 위험"

에르도안 대통령 사위 알바이라크 재무장관, 파리 기자회견
  • 등록 2018-08-28 오전 4:36:40

    수정 2018-08-28 오전 4:36:40

[이데일리 뉴스속보팀] 미국과 갈등으로 통화가치 폭락을 겪는 터키가 타협을 택하기보다는 지정학적 ‘무기’를 흔들며 서방을 되레 위협했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의 사위 베라트 알바이라크 재무장관은 27일(파리 현지시간) 파리에서 브루노 르메르 프랑스 경제재무장관과 만난 후 기자회견에서 “정치적 동기에서 나온 조처는 세계 금융시스템뿐만 아니라 세계 무역과 지역(중동) 안정에 타격을 줄 것”이라고 우려했다고 로이터통신이 전했다. ‘정치적 동기에서 나온 조처’란 미국이 터키에 구금된 개신교 목사 앤드루 브런슨 석방 등 요구를 관철할 의도로 터키에 단행하는 각종 경제 제재 수단을 가리킨다.

이미 미국은 브런슨 목사 구금에 책임을 물어 터키 장관 2명에 대해 제재를 부과했고, 터키산 철강·알루미늄에 ‘2배 관세’를 매기기로 했다. 추가 압박 수단으로는 미국 정부가 터키 국유은행 할크방크에 이란 제재법 위반 혐의로 거액의 벌금을 부과하는 방안이 거론된다. 앞서 올해 5월 미국 뉴욕남부연방지법은 이란 제재법 회피 혐의로 기소된 할크방크 부행장에게 유죄 판결했다.

알바이라크 장관은 “그러한 조처가 지역 안정을 해치면, 불행히도 테러와 난민위기를 부추기는 혼란을 조장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난민 위기의 정치적 파괴력을 잘 아는 터키 고위 인사들은 과거에도 서방과 갈등이 고조될 때마다 자국에 수용한 300만∼350만명의 난민을 압박 도구나 레버리지로 삼는 태도를 보였다.

알바이라크 장관의 이날 발언은 테러와 난민 위협을 부각하며 미국을 향해 목소리를 높이는 동시에 유럽의 지원을 모색하는 것으로 외신은 분석했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알바이라크 장관은 프랑스를 비롯한 유럽연합(EU)과 관계 증진을 원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이날 에르도안 대통령은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와 전화 통화를 했다고 터키 관영 아나돌루통신이 보도했다. 통신에 따르면 두 정상의 대화는 무역과 투자 등 경제 분야와 시리아 사태에 집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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