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이데일리 이준기 특파원] 터키발(發) 악재가 이틀째 제자리걸음을 지속했던 뉴욕증시를 끌어내렸다.
뉴욕증권거래소(NYSE)는 10일(현지시간)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가 전 거래일보다 196.09포인트(0.77%) 떨어진 2만5313.14에 거래를 마쳤다고 밝혔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와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도 각각 20.30포인트(0.71%)와 52.67포인트(0.67%) 내린 2833.28과 7839.11에 장을 마감했다.
이번 주 다우지수와 S&P 500지수는 0.59%와 0.25%씩 후퇴한 반면, 나스닥은 0.35% 올랐다.
이날 결장타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트윗’이었다. 미국인 목사 구금문제와 무역갈등, 시리아 문제 등을 놓고 터키와 대립 중인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에 “터키와 관련해 방금 철강과 알루미늄에 대한 관세를 2배로 인상할 것을 승인했다”고 밝힌 것이다. 이에 따라 리라화는 트윗 직후 장중 달러 대비 23%까지 급락했다. 앞서 양국 대표단은 이번 주 워싱턴D.C에서 충돌 사안들에 대한 해법을 논의했지만, 결론을 내지 못했다. 이에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은 즉각 ‘리라화 폭락사태’를 ‘경제전쟁’으로 규정하며 “여러분 베개 밑에 달러나 유로, 또는 금이 있다면 은행에 가서 리라로 바꾸라”고 국민적 투쟁을 호소했지만, 역부족이었다.
터키발 악재가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 전체로 번질 것이라는 우려가 부각하면서 금융주가 직격탄을 맞았다. 업종별로는 재료 분야(1.43%)에 이어 금융주(1.16%)가 두 번째로 부진했던 배경이다. 유가 반등에 힘입은 에너지주만 0.27% 올랐다. 월가의 ‘공포지수’로 불리는 시카고옵션거래소(CBOE)에서 변동성지수(VIX)는 전 거래일보다 17.13% 급등한 13.20을 기록했다.
미 국채 10년물 금리는 2.9% 선 아래로 미끄러졌다. 푸르덴셜파이낸셜의 퀸시 크로스비 수석시장전략가는 “글로벌 금융시장에 전통적인 위험회피 추세가 나타났다”고 했다.
다만, 뉴욕 애널리스트들은 터키발 악재의 파장이 제한적일 가능성에 주목했다. 베렌버그은행의 카스텐 하세 유럽 경제학자는 “터키 문제로 유로존의 다른 지역에 신용경색이 발생할 가능성은 매우 희박하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