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촛불을 키우고 지킨 SNS와 스마트폰
국회에서 탄핵안이 가결된 이후 열린 7차 촛불집회에는 서울 광화문 80만명, 전국 24만명 등 총 104만명이 시민들이 촛불을 들고 탄핵안 가결을 축하했다. 10월 29일 첫 집회 이후 50일 가까이 주말마다 이어진 촛불집회에서 SNS와 스마트폰은 큰 역할을 했다. 시민들은 SNS에서 촛불집회 참여를 독려하며 결속력을 다졌고 집회현장 상황을 실시간으로 공유하며 촛불집회 동력을 이어갔다.
시민들은 채팅 앱이나 카카오톡·트위터·페이스북 등 SNS를 통해 서로 집회 참여를 독려하고 결속력을 다졌다. 세계 1위 정보통신(IT) 인프라를 밑거름 삼아 SNS와 스마트폰을 활용한 참여 민주주의가 꽃을 피우고 있다는 평가다. 현장에서는 집회 상황을 사진과 동영상 등으로 담아 자신의 SNS를 통해 실시간으로 전달 및 공유한다. 페이스북 라이브를 통해 1인 개인방송을 하는 사람들도 많다. 현장의 생생한 열기를 타인에게 전달하고 경찰의 과잉대응이나 일부 과격 시위대의 폭력행위 등 부적절한 상황을 감시 및 견제하는 역할까지 한다.
‘집회시위 제대로’라는 스마트폰 어플리케이션(앱)은 경찰의 불심검문을 받거나 차벽에 막혔을 경우 등 집회 현장에서 겪을 수 있는 상황에 대한 대처 방안을 알려준다. 화면에 촛불을 보여주는 사이버 촛불 앱은 수십 개에 이른다.
탄핵정국 이끈 일등공신 SNS
1987년 6월 항쟁 당시 광장과 거리의 민심이 전국으로 확산하면서 직선제를 쟁취한 것처럼 30년이 지난 올해 최순실(구속기소) 국정농단 처벌과 박 대통령 퇴진을 원하는 민심은 스마트폰과 SNS를 통해 전국민이 공유했다.
성난 민심은 탄핵에 반대하거나 머뭇거리는 의원들을 향해 SNS와 문자 폭탄을 투하했다.지난달 29일 박 대통령의 3차 대국민 담화 이후 새누리당이 ‘4월 퇴진·6월 대선’을 당론으로 정하자 이정현 새누리당 대표는 항의 메시지에 시달리다 결국 휴대전화 번호를 바꿨다. 바뀐 번호마저 공개돼 비난과 항의성 전화와 문자, SNS 메시지 폭탄이 이어지자 결국 전화 착신을 중단했다.
카카오톡은 국회의원들의 활동을 실시간 감시하고 반응하는 창구 역할을 했다. 시민들은 공개된 국회의원 번호를 활용, 단체카톡방에 의원들을 소환해 탄핵을 요구하는가 하면 응원메시지를 보내기도 했다. 최순실 게이트 국정조사 청문회때는 카카오톡을 통해 실시간으로 결정적 제보를 제공, 김기춘 전 대통령 비서실장의 거짓말을 밝혀 내기도 했다.
이택광 경희대 글로벌커뮤니케이션과 교수는 “스마트폰 보급율이 88%인 한국 사회에서 스마트폰이 탄핵 정국에서 강력한 역할을 했다”고 평가했다. 이병훈 중앙대 사회학과 교수는 “국민의 분노와 발전된 IT 인프라가 만나 이번 탄핵 정국을 이끄는 데 큰 공헌을 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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