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우병우 처가,넥슨과 땅 계약 두 달 후 200억대 강남 건물 매입

넥슨과 역삼동 부동산 2011년 3월 계약 직후
잔금도 받기 전인 그해 5월 반포 건물 매입
215억원에 사 리모델링 후 평가차익 100억원대
상속세 수백억 부족했다는 우 수석 설명과 상충
업계, 넥슨서 받은 계약금으로 구입 추정
  • 등록 2016-07-20 오전 3:00:00

    수정 2016-07-20 오전 8:14:35

△우병우 청와대 민정수석의 부인과 처가 식구가 2011년 3월 넥슨 측에 강남역 인근 부동산을 1300억원대에 넘긴 직후 매입한 서울지하철 9호선 신논현역 인근 5층짜리 상가 건물 전경. 현재 이 건물 시세는 약 335억원으로 우 수석 처가는 5년 새 100억원 상당의 시세 차익을 거뒀다.
[글·사진=이데일리 양희동 기자] 우병우(49) 청와대 민정수석의 처가와 넥슨 간의 1300억원대 부동산 거래가 확인된 가운데 우 수석 처가가 넥슨에서 받은 부동산 매각 대금으로 추정되는 돈이 또다른 강남의 알짜 땅을 사는데 쓰였다는 정황이 나타났다. 우 수석 부인과 처가는 지난 2011년 넥슨에 서울 강남역 인근 부동산을 판 직후 서울지하철 9호선 신논현역에서 불과 100m 떨어진 반포동의 3층짜리 건물을 200억원대에 사들였다. 이 부동산은 증축과 리모델링을 거쳐 5층짜리 상가 건물로 바꿨고, 우 수석 처가는 부동산 매입 5년 만에 100억원에 달하는 평가 차익을 본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앞서 조선일보는 지난 18일 우 수석 처가가 매각에 애를 먹고 있던 보유 부동산을 넥슨코리아에 매각한 과정에 김정주 넥슨 대표와 친분이 있는 진경준 전 검사장이 개입한 의혹이 있다고 보도했다. 진 전 검사장은 김 대표에게 불법으로 주식을 받은 혐의로 검찰 조사를 받고 있다.

19일 이데일리가 확보한 등기부등본에 따르면 우 수석의 부인 이모(48)씨와 처제 등 처가 식구 4명은 2011년 3월 서울 강남구 역삼동 일대 부지 3371.8㎡(4필지)를 넥슨에 1326억원에 팔았다. 그런데 불과 두 달 뒤인 그해 5월 우 수석 처가 식구 4명은 서초구 반포동에 있는 신논현역 인근 3층짜리 건물과 땅(941.2㎡)을 215억원에 매입했다. 지난 18일 우 수석이 입장자료를 통해 장인인 이상달 전 정강중기·건설 회장이 2008년 작고한 이후 처가 식구들이 상속세를 납부하는데 수백억원이 부족해 강남 부동산을 팔려고 했다고 밝힌 것과는 상충되는 부분이다. 세금을 낼 돈이 없다는 이유로 넥슨에 부동산을 팔았던 우 수석 처가가 매매 잔금을 다 받기도 전에 강남 부동산을 새로 사들인 것이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반포동 부동산 매입 자금이 강남역 인근 부동산을 넥슨에 팔아 받은 계약금과 중도금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한 금융권 부동산 전문가는 “일반적으로 거래가가 1000억원이 넘는 대형 건물의 경우 매도자는 매매가의 10%가량을 계약금으로 받고 한 달 정도 시차를 두고 중도금으로 20% 정도 받는 것이 일반적”이라며 “강남역 부동산의 사례처럼 계약 후 7개월이 지나 잔금을 치렀다면 우 수석 처가 식구가 넥슨에서 계약금과 중도금으로 200억~300억원 정도를 받았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우 수석 처가 식구가 반포동 부동산을 공동명의로 매입한 부분에 대해서는 고가의 부동산을 상속받은 돈으로 살 경우 자금 부족을 해결하기 위해 형제·자매가 공동으로 투자하는 경우가 많다는 게 업계 설명이다. 수익형 부동산업체 관계자는 “상속을 받으면 형제·자매 수에 따라 금액이 쪼개지기 때문에 개별적으로 투자를 하려면 대출을 많이 받아야 한다”며 “나눠진 상속금을 모아서 투자를 하면 자금 문제를 쉽게 해결할 수 있어 공동명의로 부동산을 매입하는 사례가 적지 않다”고 말했다.

2011년 215억원을 들여 반포동 3층짜리 건물을 매입한 우 수석 처가 식구는 2013년 5월 리모델링을 통해 이 건물을 5층으로 증축했다. 3.3㎡당 7570만원에 사들인 이 부동산 가격은 현재 매도 호가(집주인이 부는 가격)가 3.3㎡당 1억원으로 5년 새 32%가량 뛰었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서울 반포동 일대 땅값(공시지가)은 같은 기간 평균 8.8% 올랐다. 업계에서는 우 수석 처가 소유의 반포동 부동산의 가치를 토지(285억원)와 건물(50억)을 포함해 약 335억원 정도로 보고 있다. 상업용 빌딩 중개업체 관계자는 “현재 부동산 가치에서 리모델링 비용 15억~20억원 가량을 빼더라도 100억원 상당은 이득을 본 것으로 파악된다”고 말했다.

△우병우 청와대 민정수석 부인 등 처가 식구들이 보유하고 있는 서울 서초구 반포동 건물의 등기부등본. 처가 식구 4명이 4분의 1씩 지분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표시돼 있다.
△우병우 청와대 민정수석 부인 등 처가 식구들이 보유하고 있는 서울 서초구 반포동 건물의 등기부등본. 처가 식구 4명이 4분의 1씩 지분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표시돼 있다.
△우병우 청와대 민정수석 부인 등 처가 식구들이 보유하고 있는 서울 서초구 반포동 건물의 등기부등본. 2011년 5월 25일 우 수석 처가 식구 4명이 토지·건물을 215억원에 매입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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