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주년 앞둔 지금 삼성에선]⑥계열사 사옥 재배치, 지배구조 개편 신호탄?

'계열사 헤처모여' 의미는
전자의 투자부문, 물산과 합병
삼성생명, 금융지주 전환 등 거론
  • 등록 2016-03-21 오전 6:00:00

    수정 2016-03-21 오전 6:00:00

삼성 서초사옥
[이데일리 이진철 기자] 삼성그룹의 계열사 사옥 재배치가 올 상반기 마무리된다. 삼성전자가 서초사옥을 떠나 수원과 우면동 디자인센터로 이전하고, 빈 자리에는 삼성생명, 삼성화재, 삼성증권 등 금융계열사들이 입주할 예정이다.

서초사옥에 있는 삼성물산 상사부문은 잠실 삼성SDS 사옥으로 이동하고, 건설부문은 판교에 새 사옥을 마련했다. 재무개선을 위해 상일동 사옥매각을 추진 중인 삼성엔지니어링도 판교로 이전을 고려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삼성 계열사 사옥 재배치와 향후 지배구조 개편을 연관시키는 시각도 있다. 삼성SDS의 물류부문은 삼성물산 상사부문과 시너지가 있고, 지난 2014년 11월 판교로 사옥을 옮긴 삼성중공업을 감안하면 건설 계열사들이 판교로 모이는 것이다. 사옥 이전 계획이 확정되지 않은 삼성카드를 제외한 금융계열사들은 서초사옥에 집결하게 된다.

삼성그룹의 향후 지배구조 변화는 이재용 부회장의 안정적인 삼성전자 경영권 확보와 이건희 회장이 보유한 자산의 상속, 신성장 동력 확보를 위한 구조조정과 사업재편이 핵심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를 위해 제일기획 등 비주력 계열사 정리와 시너지 확보를 위한 계열사 간 분할과 합병, 사업부문 양수·양도가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

국회를 통과한 기업활력제고특별법(원샷법)이 오는 8월부터 본격 시행돼 소규모 분할·합병, 주주총회 간소화, 지주회사 규제 유예연장 등이 가능하다는 점도 삼성의 계열사 재편에 탄력을 줄 수 있다. 다만 지배권 강화나 승계를 위한 목적이 아니어야 한다는 원샷법의 절차와 요건 등을 감안할 때 삼성이 지배구조 변화에 원샷법을 활용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지적도 있다.

그러나 대체적인 시각은 삼성의 현재 지배구조가 결국은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할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시장에서 가장 유력하게 거론되는 방안으로는 삼성전자의 투자부문을 인적분할해 삼성물산과 합병하는 것이다. 이를 통해 그룹 지주회사를 만들어 삼성전자 뿐만 아니라 계열사들의 오너가 지배구조를 강화하는 방안으로 삼성SDS, 삼성SDI 등 전자계열사들의 추가 합병 가능성도 제기된다.

금융계열사는 삼성생명이 금융지주사로 전환이 추진될 가능성이 높다. 지난 1월 삼성화재와 삼성증권의 최대주주인 삼성생명이 삼성카드 지분까지 사들여 최대주주가 된 것은 금융지주사 전환이 목적이라는 시각이 강하게 제기됐다. 특히 걸림돌로 지적된 삼성생명이 보유한 삼성전자 지분 7.2%에 대한 정리문제도 공정거래법 개정 여부와 무관하고, 삼성생명이 금융지주회사로 전환하는데 제약을 주지는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업계에서는 삼성이 차지하는 국가경제의 영향력을 감안할 때 이재용 후계체제 구축 과정에서 지배구조 변화가 시장은 물론 사회적 공감대를 바탕으로 진행돼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실제로 지난해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외국계자본까지 가세해 논란이 확산됐다. 이에 너무 전격적인 합병 추진으로 통합 삼성물산 대주주로 올라선 이재용 부회장의 이미지 타격이 적지 않았다는 지적도 있었다.

올들어 이 부회장은 자본잠식이었던 삼성엔지니어링의 유상증자에 사재를 털어 증자에 참여키로 하고 실행에 옮겨 책임경영 이미지를 강화했다. 또한 삼성전자가 자사주 매입·소각과 배당확대 등을 통해 주주환원 정책에 적극 나서고 있는 것도 삼성 지배구조의 큰 그림을 그리는 일환이라는 시각도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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