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조합아파트의 시초라 할 수 있는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현대 5차’는 준공도 되기 전 특혜 시비가 일기도 했다. 이 아파트는 1977년 9월 착공 당시 총 728가구 중 절반을 직장주택조합 형태로 현대그룹 계열 사원에게 공급하기로 했다. 그러나 3.3㎡당 분양가가 30만원에서 입주 시점에는 90만원으로 3배나 뛰어올랐고, 사회 고위층에게 특혜 분양되면서 큰 오점을 남겼다. 현대5차의 집값이 폭등한 이후 압구정동 일대에는 한양·우성·삼익·삼호·미성·라이프주택 등 다른 건설사들이 잇따라 아파트 건설에 뛰어들면서 투기 광풍이 휘몰아치기도 했다.
제도 시행 초기부터 인기몰이를 하며 1980년대를 주름잡던 주택조합은 수도권 1기 신도시 건설에 따른 아파트 공급 증가와 연이은 비리 사건이 터져 규제가 강화되면서 1990년대 들어 하락세에 접어든다. 특히 1989년 7월 부산에서 벌어진 ‘광개토건설 분양 사기’ 사건은 전국을 떠들썩하게 했다. 당시 광개토건설 회장 박모씨 등은 부산 동구 좌천2동 지역주택조합 사업에 참여해 승인 물량보다 5배나 많은 1500가구분의 분양권을 부동산중개업소를 통해 팔아 약 260억원을 가로챘다. 이 사건으로 회장 박씨 등 5명이 구속되고 회사 관계자 15명이 소환되는 등 거센 후폭풍이 일었다. 또 1991년 3월에는 서울 강남구 수서택지 특혜 분양 의혹이 불거져 26개 수서지구연합주택조합에 대한 택지 공급이 전면 백지화되기도 했다. 당시 서울시는 이 사건을 계기로 주택조합원 자격을 강화하고 처벌 규정도 신설하는 등의 강력한 규제책을 내놓기도 했다.
부동산시장의 흐름과 흥망을 같이해온 주택조합은 올해 들어 분양시장이 뚜렷한 회복세를 보이면서 다시 부활의 날갯짓을 하고 있다. 주변 시세 대비 80~90%인 가격을 무기로 수도권에서도 1000가구가 넘는 대단지 주택조합 사업장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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