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異야기]"스마트 글라스로 새로운 광고 플랫폼 만든다"

이호준 지스마트글로벌 대표, 외국계 애널리스트 8년 1000개 기업 방문
네이버 성장 보며 인재 중요성과 미래 성장성에 대해 다시 생각
  • 등록 2014-08-13 오전 7:00:00

    수정 2014-08-13 오전 7:00:00

[이데일리 박형수 기자] “JP모건에서 애널리스트 생활을 8년 넘게 하면서 다양한 간접 경험을 했습니다. 직접 방문하고 분석하고 상장사만 1000개에 육박할 정도입니다. 다시 말하면 1000명의 경영인을 만났다고 생각하면 됩니다. 그들로부터 경영에 대한 많은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고, 좋은 간접 경험을 실제 경영에 접목해보고 싶던 차에 성장 가능성이 큰 ‘지스마트’를 인수할 기회가 온 것입니다.”

‘엄친아’ 애널리스트..네이버를 보고 겸손을 배워

지스마트글로벌 서울 사무소에 설치한 스마트 글라스 앞에서 선 이호준 대표.
서울 강남구 삼성동에 있는 지스마트글로벌 사무실에서 만난 이호준 대표는 전형적인 엄친아다. 그야말로 남 부러울 것 없는 스팩을 장착하고 있는 젊은 경영인(CEO)이다. 1973년생인 이 대표는 대우건설 부사장이던 부친을 따라 리비아와 영국 등지에서 유년시절을 보냈다.

영국에서 계속 학업을 이어간 끝에 세계적인 명문대학인 영국 케임브리지대에서 학사는 물론이고 석사와 박사 학위까지 취득했다. 생화학을 전공했다. 학업을 끝내고 홍콩으로 넘어가 JP모건에 입사해 8년간 인터넷과 TMT (테크놀러지, 미디어, 통신) 업종 담당 애널리스트로 이름을 날렸다.

이 대표는 “애널리스트 생활을 하면서 가장 뼈저렸던 경험은 인재의 중요성”이라며 “포탈업계에서 네이버가 두각을 나타내기 전에 신랄하게 비판을 했던 걸 생각하면 아직도 얼굴이 화끈거린다”고 말했다.

야후와 라이코스 등 외국계 포털이 선점한 시장에서 네이버를 탐방 갔을 때 이해진 네이버 의장을 만났던 시절을 회상했다. 외국계 증권사 애널리스트로 어깨에 힘이 많이 들어갔고, 포탈 시장에서 점유율이 미미했던 네이버와 글로벌 포탈업체와 비교하면서 무시했다고 한다. 하지만 네이버는 국내 최고의 포탈로 성장했다.

이 대표는 “아무리 강력한 경쟁사가 있더라도 능력있는 인재와 함께 하면 극복할 수 있다는 것을 배웠다”라며 “현재 규모가 작더라도 미래의 성장 가능성까지 작은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인터뷰 도중에 이해진 의장에게 사과의 말도 잊지 않았다.

지스마트 인수 후 스마트글라스 개발까지 고난의 연속

육체적으로 한계에 부딪힐 정도로 일에 집중하던 이 대표는 한순간 애널리스트 생활로 더 배울 것이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JP모건을 그만두고 M3 캐피탈 파트너스 아시아라는 금융 컨설팅사를 설립했다. 3명의 직원과 함께 국내 중견기업의 외자 유치를 성공적으로 진행하면서 자리를 잡아갈 때쯤 ‘지스마트(G-Smatt)’를 알게 됐다.

성장성을 눈여겨본 이 대표는 2011년 말 지스마트를 인수했고 스마트 글라스 개발에 모든 자본과 노력을 쏟아 부었다.

이 대표는 “예상보다 막대한 자금이 들어가는 데 제품 개발이 늦어지면서 자금 조달이 쉽지 않았다”라며 “당시 국내 창업투자사가 미래 성장 가능성은 보지 않고 사채업자처럼 구는 데 실망했다”고 말했다.

강남파이내스센터에 설치한 스마트 글라스. 낮에는 투명한 유리와 다를 것이 없지만 밤에는 화려한 미디어 파사드로 변신한다.
자금 조달과 인재 영업 등 다양한 분야서 중소기업이 겪어야 하는 어려움을 모두 겪고 난 뒤 지스마트는 투명 전광유리 ‘스마트 글라스’ 개발에 성공했다. 스마트글라스는 유리 2장을 붙인 건축용 접합유리다. 일반 접합유리 외장재와 다른 점은 유리와 유리 사이에 발광다이오드(LED)를 넣어 원하는 영상을 구현할 수 있다는 점이다. 스마트글라스를 이용하면 단순한 유리 외벽을 사용한 건물과 달리 외벽 자체를 미디어 파사드나 광고판으로 활용할 수 있다.

고생 끝에 스마트 글라스를 개발한 이 대표의 꿈은 더욱 커졌다. 뉴욕과 동경 상해 등 전 세계 주요 도시의 랜드마크 건물을 모두 접수하겠다는 꿈을 키워가고 있다.

이 대표는 “단순히 일반 외장재 시장에서 스마트 글라스를 팔겠다는 것이 아니다”라며 “자금력을 갖춘 뒤에는 전 세계 랜드마크 건물 외벽을 이용한 광고 플랫폼을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차와 같은 글로벌 완성차 업체가 신차를 출시할 때를 예를 들었다. 막대한 예산을 들여 다양한 마케팅을 하는 데, 만약 동시에 전 세계 주요 도시 랜드마크 건물에 신차가 등장한다면 광고 효과는 어느 정도일까.

이 대표는 “랜드마크 빌딩에 스마트 글라스를 실비로 설치하고 광고 수익을 건물주와 나눌 것”이라며 “초기에는 영향력이 미미하겠지만 스마트 글라스를 설치한 건물이 늘어갈수록 광고 플랫폼의 영향력은 막강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큰 꿈을 이루기 위한 한걸음..상장사 인수

올해 초 코스닥 상장사 에스이티아이를 인수했다. 기존 최대주주였던 제주반도체가 보유하고 있는 지분과 경영권을 이호준 대표와 지스마트가 인수했다. 이 대표 등 최대주주는 28.78%(456만7745주)를 보유하고 있다.

인수한 뒤 사명을 지스마트글로벌로 바꾸고 기존 사업 외에 스마트 글라스 유통사업을 추가했다. 비상장 지스마트가 스마트 글라스 개발과 생산에 집중할 수 있도록 하고 코스닥 상장사 평판을 갖춘 지스마트글로벌을 통해 해외 시장을 개척한다는 계획이다.

8월 초 지스마트글로벌은 중국 상해증권거래소에 스마트 글라스를 공급했다. 상하이증권거래소는 최근 리모델링하면서 중앙 메인홀에 투명 엘리베이터를 설치했다. 엘리베이터 내부에서 밖을 내려다볼 수 있는 것은 물론이고 투명 유리를 통해 다양한 영상을 내보낸다.

국내보다 중국 시장에서 스마트 글라스에 대한 관심이 많다. 자산규모 17조원에 달하는 중국 국영기업 CECEP(China Energy Conservation and Enviroment Protection) 그룹과 합작해 톈진에 자본금 1억5000만위안(약 270억원) 규모의 톈진중절능지능유리 과학기술 유한공사를 설립했다.

합작법인 설립에 CECEP그룹은 9300만위안을 출자했다. 지스마트는 스마트 글라스에 대한 기술로열티로 5700만위안을 받아 합작법인에 투자했다. 사실상 기술력 외에 자금을 들이지 않고 합작법인 지분 38%를 확보했다.

4월18일 공장 설립을 위한 기공식을 가졌고 한창 공사를 진행하고 있다. 기공식에는 박은하 주중 한국대사관 경제공사, 박상희 중소기업진흥회 회장, 쉬슈민 CECEP그룹 총경리, 룽젠쉰 톈진 빈하이하이테크 개발구 서기 등이 참석했다. 중국 신공장은 2만6000㎡ 부지에 총 5개 생산라인을 갖출 예정이다. 내년 하반기에는 가동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5개 설비가 모두 가동되는 2017년에는 연간 생산량이 1조5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 대표는 “중국 CECEP같은 좋은 파트너를 만나 세계 각 지역에 합작회사를 만들어 갈 것”이라며 “지스마트글로벌은 사명대로 전 세계에 유통망과 생산기지를 확보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스마트글로벌은 올해 체질 개선을 통해 내년에는 대규모 영업이익 흑자를 목표로 하고 있다. 내년에 매출액 400억원, 영업이익 70억원을 돌파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호준 지스마트글로벌 대표는

1973년생으로 대우건설 부사장이었던 부친을 따라 해외에서 학업을 이어갔다. 7살 때 리비아에서 3년 살면서 프랑스 학교를 다녔고 10살 때부터 영국에서 공부했다. 케임브리지 대학교에서 생화학 전공으로 학부, 석사, 박사 과정까지 마쳤다. 1999년 홍콩 JP모건에서 애널리스트로 입사해 2007년까지 근무했다. JP모건을 퇴사한 후에 금융 컨설팅업체 M3 캐피탈 파트너스 아시아를 설립했다. 2011년 지스마트를 인수한 이후 스마트 글라스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지스마트글로벌 서울 사무소에 설치한 스마트 글라스 쇼룸. LED를 통해 원하는 화면을 구현할 수 있는 데다 외장재라서 오랜 시간 야외에 설치해도 훼손되지 않을 정도로 튼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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