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밖으로 나온 집밥⑤] 박인 대표 "진짜 집밥 공수하기도"

누적방문객 740만명 '소셜다이닝 집밥'
오프라인 식사모임 2년
함께 먹는 것만으로도 큰 위로가 돼
"가벼운 마음으로 모임 시작해보길"
  • 등록 2014-03-29 오전 8:06:00

    수정 2014-03-29 오전 8:26:48

박인 ‘소셜다이닝 집밥’ 대표.


[이데일리 이윤정 기자] ‘소셜다이닝 집밥’. 현재까지 사이트 누적 방문객 수는 740만명을 넘어섰고, 3000여개의 모임 중 148개가 사이트 밖인 현장에서 열리고 있다. 수많은 음식과 레스토랑이 즐비한 이 시대에 왜 ‘집밥’에 관심 있는 사람이 이토록 많을까.

사이트 ‘소셜다이닝 집밥’을 만든 박인(29) 대표는 그 이유를 ‘자연스러움’에서 찾았다. “인위적인 것에 지친 사람들이 집밥을 통해 엄마가 끓여주는 된장국과 같은 ‘따스함’을 느끼는 것이다. 그저 함께 밥을 먹는 것만으로 위로를 얻을 수 있다.”

타지생활을 경험해 본 사람이라면 혼자 밥 먹는 외로움을 알 것이다. 박 대표 역시 인도에서 학창시절을 보낸 경험이 있다. 그런데 인도에서보다 한국에 돌아왔을 때 문득 집밥이 그리워졌다고 한다. 너무 가까이 있기에 몰랐던 집밥의 소중함을 느낀 순간이었다. 그 길로 박 대표는 다니던 회사를 관두고 사이트와 페이스북 계정을 열어 자신처럼 집밥을 그리워하는 사람들의 모임을 만들었다.

“처음엔 실험에 가까웠다. 프로젝트 형태로 ‘집밥을 나눠 먹자, 같이 먹자’며 시작했다. 당시에는 집밥을 먹어야 한다는 마음에 진짜 집밥을 공수해서 같이 먹기도 했다. 이것이 점차 발전하면서 ‘소셜다이닝’이 된 거다.”

‘소셜다이닝 집밥’이 탄생한 지는 2년여. 그 사이 모임에서 만나 결혼을 하는 커플도 생겼고 취향이 비슷한 사람끼리 모인 또 다른 커뮤니티가 생겨나기도 했다. 강아지를 사랑하는 사람들이 모여 산책과 봉사를 하고 식사도 하는 ‘유기견 봉사모임’의 경우 담당자 없이도 30회 이상 꾸준히 지속되며 호응을 얻고 있다. 박 대표는 이를 두고 “특별하지 않지만 특별한 모임”이라고 설명했다. 일상 속 소소한 모임들이 바로 ‘소셜다이닝 집밥’의 자랑거리다.

사이트를 운영하며 박 대표에게도 변화가 생겼다. 관계의 소중함을 깨닫고 주변을 돌아보게 된 것이다. 힐링이나 멘토라는 거창한 단어보다 사소한 만남을 통해 얻는 위로가 더 좋아졌다고 한다. “바로 옆에 있는 사람과의 관계가 나를 지탱하는 힘이라는 것을 배웠다. 모르는 사람을 만나는 것이 두려워 모임을 꺼려하는 사람들에게 동네 마실가는 마음으로 가볍게 참여해보라고 권하고 싶다. 행복은 크고 먼 데 있는 게 아니라 밥 한끼 함께하는 소소한 관계 속에 있다는 걸 알게 될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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